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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등교사 윤수정 Apr 28. 2024

헤르만 헤세의 <나로 존재하는 법>

나우학교 제13회 한 평 책방 독서토론

표지도 너무나 예쁜 이 책을 읽었다. 나우학교 4월 한 평 책방 지정도서로 오선생님의 추천과 함께 읽게 되었다.






헤르만 헤세


그간 헤세의 책 몇 권을 읽었기에 그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것은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지난날 그의 책을 읽으며 다소 난해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 얼마나 많았던가. 비로소 이 책을 꾸역꾸역 읽어가며 그나마 내가 읽었던 책과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에 대해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그는 죽는 순간까지 '나'로 살기 위해 투쟁에 가까운 몸부림을 치며 살았음이 분명했다. 부적응과 저항 속에서 남들과 다른 길을 가고자 했다. 조국 독일을 떠나 스위스에서 살아야 할 만큼 국가에서조차 환영받지 못했다. 신학교, 수도원에서도 그의 자리는 없었다. 그는 길들여질 수 없었던 남다른 고집을 가진 아이였고 길들여지지도 않았던 시인 지망생이었다. 먼 외국 땅 스위스에서 노벨 문학상을 타고 죽는 그 순간까지 글쓰기의 고삐를 놓지 않았다. 작가로서 문인으로서 생의 과업에 충실했다.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싯다르타>, <클링조이의 마지막 여름>에서 어렵다 느껴졌던 그의 정신세계가 이해가 되었다. 그는 끊임없이 '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했고 '나답게' 살기 위해 투쟁에 가까운 용기를 냈다. 그리고 대중에, 다수에 맞서 싸웠다.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그 답게 인내했다.


이 책 곳곳에는 그의 투쟁에 가까운 나답게 살기 위해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또 나답게 살아야 한다고 외치는 절규에 가까운 간절한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나우학교 13회 한 평 책방 독서토론




매월 마지막 주 새벽 6시에는 나우학교 선생님들과 독서토론을 통해 깊이 있는 독서를 하고 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선생님들과 함께 이 책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나누었다.




헤르만 헤세의 <나로 존재하는 법>


<오늘의 발제문>


1. 책 소감, 인상 깊은 구절은 무엇인가?


2. 공동체와 개인의 조화로운 접점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3. 현 사회는 개성을 당연시하면서도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예: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성공한 직업은 정해져 있습니다. 누구나 고급 브랜드의 차와 가방을 선망합니다.) 선생님만의 개성은 무엇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4.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있습니다. (헤세가 살았던 시대의 경우 전쟁이 일어나고 군인 원함. 현재 2022 교육과정에서도 인재상 있음) 그러나 헤세는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진로 교육을 할 때 무엇을 강조하시나요?



1. 책 소감, 인상 깊은 구절은 무엇인가?


1. 삶을 견디고, 가능한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 난 무엇을 해야 할까?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소리를 듣는다면 그 대답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넌 그런 사람이야.'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너와 다르다고 그들을 시기하거나 경멸해서는 안 된다. 네가 '옳은지'를 묻지 말고 네 영혼과 그 영혼의 필요를 네 몸처럼, 이름처럼, 태어난 집안처럼 받아들이렴. 주어진 것, 피할 수 없는 그것을 긍정하고, 그 편이 되어주어야 해. 온 세상이 이해하지 못한다 해요.  P. 9


나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한다. 그냥 너로 살아. 넌 그럼 사람이야. 나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고 그것을 찾았다면 받아들이는 것이다. 남과 똑같아지려고 힘쓸 필요가 없다. 아니 똑같지 않아도 낙담할 필요도 없다. 나는 나니까.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



2. 고집 있는 사람은 단 한 가지를 소중히 생각한다. 바로 자신 속의 신비한 힘, 바로 자신을 살게 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그 힘 말이다. 인간에게는 단 하나의 자연스런 관점이 있을 따름이다. 단 하나의 자연스런 잣대가 있을 따름이다. 그것은 자신의 감각이다. 고집이다. 고집이 있는 자에게는  그런 법칙이 운명이고, 신성을 의미한다. P. 24~27


정말 나다운 '고집'이 있는지 뒤돌아 보게 한다.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소위 '똥고집'이 아닌 돈이나 권력, 그 밖의 사람들이 이를 악물고 가지려 하는 것에서 조금은 초월할 수 있는 나만의 가치를 분명히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지 나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었다.



3. 교사들은 정반대로 젊은 영혼들을 가능하면 평범하고 획일화된 존재로 만들고자 한다. P.75


어릴 적 엄격한 기독교 가정에서 자라나고 이후 신학교 수도원 등 엄격한 규율 속에서 교육을 받은 탓인지 이 책 곳곳에 그려지는 교사는 무척이나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그러나 나 역시 교사이기에 혹시나 학급에서 마주하는 아이들에게 획일화된 가치를 주입하고 그들을 똑같은 잣대로 재려하고 판단하려 했던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게 하였다.



 4. 개성적인 인간이 되는 것, 유일무이하고 자기 다운 사람이 되는 것은 모든 이에게 정해진 길은 아닙니다. 그 길은 위험을 품고 있고, 고통을 동반하지요. 그러나 그 길은 또한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행복과 위로를 선사해 줍니다. 당신 안의 가장 선한 것, 가장 강한 것을 긍정해 보세요. 그러면 이미 상당한 진보를 이룬 것입니다. P. 233


나다운 것이 가장 강한 나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백번 동의한다. 개성적인 인간이 되는 것, 획일화에 맞서, 다수에 맞서 나다운 것이 무엇인지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5. 영혼을 소홀히 한다면 행복이 피어나지 않으리. P. 220


인간은 각기 자신만의 영혼이 있음을 믿는다. 내 영혼이 그 무엇보다 깨끗하게 또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잘 돌봐야 함은 지극힌 자명한 일이기에 오늘도 앞으로도 내 영혼을 소홀히 하지 않으리라.



2. 공동체와 개인의 조화로운 접점은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나다움을 간직하면서 공동체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나와 다른 타인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생각하다 얼마 전 작고하신 홍세화 선생님이 떠올랐다. 그가 말했던 똘레랑스(관용)가 어쩌면 모두가 나답게 살아갈 수 있는 정답은 아닐까 싶다. 나와 다른 누군가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 역시 그 누군가에게 이질적 존재가 아닌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사람으로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을 테니까.


홍세화 선생님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합니까?"라는 질문에 '겸손'이라고 답했다. '겸손'이야말로 공동체를 살아가는 가장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싶다. 겸손한 자세로 살아간다면 나와 다른 타인을 충분히 공감하고 배려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아니 더 나아가 섬길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소중하듯 그도 소중할 테니까.



3. 현 사회는 개성을 당연시하면서도 상당히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예: 우리나라에서 인정받는 성공한 직업은 정해져 있습니다. 누구나 고급 브랜드의 차와 가방을 선망합니다.) 선생님만의 개성은 무엇이며 그것을 지키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나요?


읽고 쓰는 삶에 대한 노력이다. 안간힘을 쓰듯 새벽 기상을 실천하고 성경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하루를 열고 하느님을 신실하게 믿는 삶. 바로 그것이 나의 개성이고 정체성이다. 그다음으로 대한민국 초등 교사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 그저 오늘 하루, 이 순간을 성실하게 살아가고 싶다.



4. 사회에서 원하는 인재상이 있습니다. (헤세가 살았던 시대의 경우 전쟁이 일어나고 군인 원함. 현재 2022 교육과정에서도 인재상 있음) 그러나 헤세는 자신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에게 진로 교육을 할 때 무엇을 강조하시나요?


학생들에게 진로 교육을 할 때 가장 핵심은 학생 스스로 행복하게 사는 삶을 선택하게 돕는 것이다. 좋은 사람,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을 강조해서 가르친다. 무엇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이 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진로교육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의사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는 어떤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는 어떤 선생님, 요리가사 되고 싶은 아이에게는 어떤 요리사와 같이 그 앞에 붙는 수식어, 가치 등을 찾게 하고 그런 사람이 되는 것에 더 중요성을 두며 지도하고 있다.


덧붙여 착한 일을 하는 것,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칭찬받기 위해서, 남에게 주목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착한 일이니까. 좋은 일이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기에 해야 한다는 것 또한 강조하고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인재상
포용성과 창의성을 갖춘 주도적인 사람



새벽시간 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만큼 흡족한 시간을 보냈다. 혼자서 읽을 때 난해했던 부분들이 다소 분명해졌다. 그래서 독서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닌 여럿이 함께 할 때 제맛이 나나보다. 특별히 학교 교육과 연관 지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훌륭한 발제문을 만들어 주신 오예린 선생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나우학교 14회 한 평 책방, 5월 지 정도서는
심윤경 작가님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이다.


벌써부터 기대가 되는 책이다.


혼자라면 결코 맛볼 수 없는 기쁨을 나우학교 선생님들과 함께해서 만끽할 수 있다.

다시 한번 함께해 주시는 선생님들께 감사하다.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꿈과 희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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