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 진심을 꺼내다
공백이 있는 지원자라면 피할 수 없는 질문들.
왜 자영업을 하셨나요?
왜 이전 회사를 우수사원상을 받고도 퇴사했나요?
이번에는 오래 일할 수 있나요?
처음엔 나도 회피했다.
“가족사정이 있었다.”
“와이프가 아팠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스스로도 목소리에서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건 면접관보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으니까.
면접을 반복할수록 깨달았다.
내가 진짜 가고 싶은 회사가 생기면 생길수록, 거짓말로 답해서는 얻을 게 없다는 걸.
그래서 결국, 사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전 회사에서 열심히 일했습니다. 성과도 냈고 우수사원상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보상 체계가 공정하다고 느끼지 못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아니라, 위에 좋은 소리를 하는 사람이 더 많이 인정받는 구조였죠.
라인 매니저와도 대화를 나눴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점점 ‘내가 이렇게 일해도 인정받을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쌓였고,
결국 퇴사라는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결혼 전에 아내와 약속한 게 있었습니다.
아이가 세 살, 네 살쯤 되면 함께 육아를 하겠다고.
아내가 그 이야기를 꺼냈고, 저도 동의했습니다.
그래서 자영업을 하며 1~2년은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물론, 우수사원상을 받고 업계에서 평판도 좋은 시점이었기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아이와 함께하는 순간은 제 인생에서 한 번뿐이라는 걸 알았기에
우선순위를 가족에 두었습니다.”
이 대답을 하면서 마음속에 다짐했다.
“이 답변으로 떨어진다면, 그 회사와 나는 맞지 않는 거다.”
그리고 놀랍게도, 많은 면접관들이 내 이야기를 조용히,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거짓말을 하던 때보다 훨씬 더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면접에서의 솔직함은 단순히 ‘있는 그대로 말한다’가 아니었다.
솔직함을 어떻게 조직의 언어로 포장하느냐였다.
상사와의 불화라고 노골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대신, 조직 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고 노력했는지를 말해야 한다.
해결되지 않아 퇴사했지만, 그 과정에서 배운 태도를 강조해야 한다.
가족 문제는 별개로, 우선순위와 가치 판단의 결과임을 차분히 설명하면 된다.
결국 면접은 나를 포장하는 자리가 아니라,
내가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하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그 무대에서 진심을 꺼내놓는 게, 내가 가진 유일한 무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