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직접 산후조리 당시를 회상해가며 적은 내용입니다. 메인사진은 2019년 초에 맥도날드에서 팔던 행운버거! 정말 행운을 가져다주긴 했다!)
아내가 아이를 낳았다. 가족분만실에서 낳았기 때문에 직접 탯줄을 잘랐는데 내 손에 가위를 쥐여 주더니 "그냥 자르시면 됩니다."
정말 안아플까? 그래도 신경이 연결되어 있진 않은지 수만가지 생각이 찰나에 오갔지만 자꾸 자르라는데 잘라야지.
아내와는 아이를 낳고 최대한 빨리 퇴원해서 직접 산후조리를 하기로 약속한 터였다. 물론 당시에 취업도 못했었고, (알바는 꾸준히 했지만) 형편도 여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집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결정했다. 서로 의기투합하면서 문제없으리라 자만도 했다.
문제는 탯줄을 자르고 나서 자연분만하면 금새 회복이 되어서 어떤 산모들은 바로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고 했지만 아내는 좀처럼 일어날 생각을 못했다. 0.1mm만큼만 움직이려고 해도 아파죽겠다고 하면서 식은땀을 흘리는데 보고 있기에 아찔할 정도로 고통스러워 했다. 더군다나 주말에 아이를 낳았던 터라 당직 간호사나 의사는 자꾸 이렇게 아플리가 어없는데... 움직이셔야 해요 움직여서 회복해야 해요... 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다음날 평일이 되서 나온 전문의한테 들은 소견은 전혀 달랐다. 일반적인 경우 1cm남짓 벌어져야 할 골반이 아내의 경우 3cm가 벌어졌단다. 아픈 게 당연하고 오히려 보름정도는 누워만 있어야 한댄다. 자꾸 아픈데 움직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그들도 이런 특이한 경우를 몇번이나 봤겠냐 하는 아내의 말에 치밀어오르는 화는 치워두기로 했다.
아내는 일주일정도 병상에서 누워만 지내다가 우여곡절 끝에 겨우 갓난뱅이 애기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몸상태는 전혀 아니었고 더군다나 동시에 아기도 봐야했다. 그치만 그렇게 막막하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던게 내가 정말 아끼는 두 사람인데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뭔들 못해주랴 싶었다.
갓난뱅이 보던 그때...☆
당시 매일같이 간장계란밥과 장모님이 끓여주고 간 조개미역국만 줬던 것 같다. 벌써 3년 전 일이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무슨 자신감으로 산후조리하겠다고 떵떵거렸는지... 정말 못했다. 먹고싶다고 하는 건 사가주긴 했으나 맨날 비슷한 음식에, 영양가는 부족했을거고 출산 후로 꼭 먹으라 하는 철분제도 제대로 준비해두지 않았다.
지금 준비하라고 하면 출산 직후부터 챙겨먹일 각종 영양제며, 일주일 내내 삼시세끼 해먹일 레시피도 다 적어두고 대기할테지만 이제와서 이런 생각하면 뭣하랴.
이런걸 먹였어야 했는데...
요새도 골반은 정상으로 돌아왔지만 잔병치레는 더욱 잦아진걸 보면 제때 산후조리를 못해준 것 같아 미안하기만 하다. 다들 조리원에서 아기를 맡겨두고 쉴 동안 모유수유를 해야 한다고 겨울내내 품 안에 아기를 안고 있던 아내를 생각하면, 평소에 뭘시켜도 짜증내지 말아야지, 잘해야지 하면서도 순간순간 짜증도 내고 말도 툭툭 던질 때가 많음을 반성한다.
비록 매우 식상하게도 이런 생각하기엔 늦었지만서도, 너가 원하는 운동이며, 갖고싶은 집이며, 가고싶은 여행지는 다 기록해두고 천천히 하나씩 다 갚아주고 싶다. 둘째는 계획에도 없지만 혹여나 없던 계획이 생긴다면 둘째는 내가 혼자 키울게 넌 옆에서 꿀벌이 되어라 하고 호언장담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