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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안 Nov 08. 2023

01 중견기업 때려치고 갑자기 창업을?

칵테일 하이볼바 창업일지

↓회사를 퇴사하기 전에 썼던 글입니다 (2023년 1월 작성)


약 1년 전에 브런치에서 글을 하나 읽었다. '월급의 노예'가 되가는 글쓴이의 경험이 적힌 글이었다. 꼬박꼬박 정해진 날짜에 스쳐지나가는 월급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지, 그 안정감으로 인해 월급생활에서 벗어나기가 얼마나 힘든지 얘기하고 있었다.


나도 월급에 너무 익숙해졌을까? 

고민하던 찰나, 2022년 막바지 종무식을 하며, 우수사원상을 받았다. 부상으로 상품권과 함께 주어진 상장은 회사생활과 실적에 대한 부담감을 살짝 덜어주었다. 동시에 월급이 주는 달콤함에 다시금 빠져들고 싶은 욕망이 치솟았다.


3년동안 정말 열심히 기술영업을 했다.


작년 실적에 맞게 인센티브도 받고, 내부적으로 중요한 고객사들을 맡으며 나름 잘 성장하고 있 특진도 하면서 인정도 받고 있다. (23년, 이제 만 4년차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퇴사와 동시에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보통은 회사다니면서 소소하게 세컨잡으로 준비해서, 부업이 안정화되면 슬슬 회사생활과 멀어지면 되지 않냐고 물을 수도 있겠다. 심지어 이제 유치원 들어가는 5살배기 딸내미도 슬슬 '아빠 팬텀(포켓몬) 사줘'라며 갖고 싶은 게 많아지는 시점이다. 


포켓몬 마스터...?!


회사를 그만두고 나와, 만들어둔 고정수입원 하나없이 창업은 너무 무모한 게 아닌가 싶은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항상 월급과 사업이라는 선택의 기로에서을 고민을할 때 다음 2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10년 후에도 회사를 다니고 있다면, 회사 내에서 본받고 싶은 롤모델이 있는지?

10년, 20년 후의 내 모습이 지금 내 앞에 있는 부장이나 이사의 모습이라면, 그렇게 되고 싶은지?


대답은 둘 다 NO.


                                                                           I'm sorry, but NO!!!!!!!!!!!!!                                        


I'm sorry, but NO!!!!!!!!!!!!!


나도 월급이라는 달콤한 꿀을, 10년 후에도, 20년 후에도 똑같은 일을 하면서 받아먹으려고 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조심스레 아내에게 칵테일바를 소소하게 차려서 운영해보고 싶다고 하니, 아니나 다를까 잠시 고민에 빠지더라. 당연히 안되겠거니, 그냥 상상만 해보는 중이라고 말하려던 찰나, "그래, 해보자. 퇴직금이랑 적금깨구, 손좀 벌리면 어떻게든 되겠지." 라며 해보자고 동의하는 말을 들으니까 새삼 불안함이 엄습했다. 안된다고 하는 게 맞는데, 안된다는 말을 듣고, '그래, 회사에 있는 게 그래도 우리 가정이 더 안정적으로 살 수 있을 거야. 아내도 그걸 원하잖...?' 하고 생각하려고 하고 있었다. 그래야 회사생활을 어떻게든 이어가려고, 내가 하고 싶은 것, 꿈꾸는 건 욕심이라 생각하고 현실에 순응해야 겠다고 편하게 결론을 낼 수 있을테니까!


회사에서 영업사원으로 순전히 회사의 매출이라는 한 획을 담당하는 것과, 한 가게를 운영하는 건 천지차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한 사람이 회계, 영업지원, 영업, 생산이라는 모든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쉽지 않을 뿐더러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할 일은 아니라는 것도.


그치만 내 가게, 아내와 꾸려갈 수 있는 우리만의 공간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회사생활하면서 아무리 큰 계약을 준비해서 따냈을 때보다 더 흥분되고 더 꼭 해내고 싶다라는 생각만 가득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거였을까? 그저 회사생활의 도피쯤으로 여겨 해방감을 갖는 게 아닐까? 이런 질문과 우려들이 헛되었던 생각이라 치부하려면 세심한 계획과 실행으로, 완성된 공간을 만들어야 할테다. 지금부터 그 공간을 어떻게 구상하고 만들어가는지 써내려 가보려고 한다.


원래는 이랬던 공간이 어떻게 변할까?
다음 글부터는 지금은 하이볼바로 운영중인 공간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여정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의식의 흐름과 시간 순서대로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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