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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Nov 11. 2022

나는 다른 사람과 일할 때 '수고했어'라고 하지 않는다

그 대신 '고마워'라고 한다

작년부터 약 10개월간 교회에서 한 팀의 리더를 맡았었다. 벌써 끝난 지 8개월이 되어 아련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팀 리더이기 때문에 내 가장 큰 역할은 할 일을 정리하고 팀원들에게 일을 잘 나눠주는 것이었다. 워낙 바쁜 팀이었어서 많은 일을 맡기고 부탁했지만 내가 꼭 지키려고 했던 것 중 하나는 일이 끝났을 때 '수고했어', '잘했어'와 같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고맙다'는 말을 잔뜩 했다. 끝날 때쯤에는 팀원들을 한 명씩 만나면서 이유를 얘기해줬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직책으로서는 내가 선임이고 후배들은 후임이지만 결국 같은 사람이고 동역자이기 때문이다. 그걸 알고 그렇게 믿기 때문에 말로도 그것을 표현하고 싶었다.


반대로 '수고했어', '잘했어'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칭찬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말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 내가 그들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모르는데 그런 표현을 쓰는 게 맞는 걸까 싶었다.


그런데 얼마 전 본 영상에서 '고맙다'는 말과 '미안하다'는 말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할 수 없고 그런 말을 할수록 자존감이 더 높아진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이것도 '사피엔스 스튜디오' 채널에 올라온 김경일 교수님 영상(링크: https://discord.gg/jkzdcTaW)인데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뭔가 잘하고 있다는 칭찬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왜 자존감 낮은 사람은 이런 말을 못하는가 했더니 '고맙다'는 말은 신세를 졌기 때문에 하는 말이고 '미안하다'는 말은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말이기 때문이었다. 지금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사용하긴 하지만 이유를 알았으니 더 자주, 더 많이 사용해야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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