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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Dec 03. 2022

'끝'이라는 것에 의미를 담아본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나는 생활을 할 때도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바빠질 때는 일정이 많다 보니 놓치지 않기 위해서 노션에 스케줄을 꼼꼼히 적어놓는다. 하지만 계획이 바뀌는 것에 대해서 스트레스 받지 않는다. 오히려 상황이 바뀌었을 때 더 효과적으로 일정을 소화하는 방법을 찾는다.


왜 이런 성향을 가지게 됐는지 돌아보면 엄마가 어떤 갑작스러운 일이 생길 때마다 '침착하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라고 항상 말했기 때문인 것 같다. 어렸을 땐 급작스러운 일이 생기면 굉장히 당황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집중해서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빠르게 머리를 굴려본다.


이런 성향 덕분인지 오랫동안 해왔던 활동이 끝나거나 좋아했던 게임이 서비스 종료하거나 할 때도 아쉬움에 머무르기보다는 다음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아끼는 대상에는 마음을 많이 쓰기 때문에 마음을 많이 쓴 만큼 더 이상 전진할 수 없을 때 우울해지지만 얼른 털어내고 일어나려고 노력한다. 감정이라는 것은 외면한다고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힘들고 우울한 감정이 들 때마다 그 감정 그대로 느끼기 위해 가만히 둔다.


보통 내가 끝을 만날 때는 그것이 완전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이 들었던 사람과 여러 상황으로 인해 헤어지더라도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 한편에 공간을 조금 남겨둔다. 상황이 만약 다시 만나기 어렵다면 그 사람과의 추억을 돌이켜보면서 부족했던 것은 채우려고 노력하고, 좋았던 기억은 그때의 상황과 함께 좋았던 감정을 되살려내어 내 마음을 토닥여본다.


예전에 좋아했던 게임이 서비스 종료했을 때가 기억난다. 그때는 경험이 많이 부족해서 단지 아쉬워하기만 했지만 지금이라면 어설프게나마 그대로 되살려보거나 비슷한 게임을 찾아보려고 노력할 것 같다.


모두가 알고 있지만 눈에 보기에는 끝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자체로 새로운 것이 시작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단지 그 끝을 완전한 끝으로 보느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로 삼느냐에 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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