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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Dec 20. 2022

'가지고 있는 것들'은 나를 대표할 수 없다

소유 vs 존재

오늘 제목은 에리히 프롬의 책 '소유냐 존재냐'의 제목을 참고해서 적어봤다. 제목을 참고했다고 강조하는 것은 아직 책을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그의 다른 저서 '사랑의 기술'을 읽으면서, 그리고 평소에 내가 쌓아왔던 생각을 돌이켜보면서 적는다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SNS를 하는 것이 당연해진 이후로 상대적 박탈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SNS로 친구나 인플루언서들의 사진과 일상을 보면서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을 가지고 있음에 대한 반응이다. 그래서 SNS 내에서 많은 반응을 얻기 위해 유명하고 예쁜 카페를 찾아가기도 하고 돈을 빌리거나 분수에 맞지 않는 큰돈을 사용해서 명품이나 차를 사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단순히 SNS에서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누군가가 가지고 있는 것들은 그 사람을 대표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돈이 많은 사람, 좋은 학교를 나온 사람, 좋은 회사를 다니는 사람.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되길 원하고 주위에 이런 사람이 있으면 부러움을 사는 부류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런 소유나 나타낼 수 있는 명예 등은 사실 그 사람 자체를 대변할 수 없다. 돈이 많은 사람이 무조건 좋은 사람일 수 없는 것처럼. 좋은 학교를 다니는 사람들이라고 무조건 착하고 머리도 좋고 열정 넘친다는 것을 보장해줄 수 없다.


내가 속해있는 동아리를 봐도 그렇다. 동아리 운영 방식을 보면 동아리의 목적에 적합한 운영이 이뤄지고 있지 않는 것 같다. 동아리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목적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렇다면 그 사람을 제일 잘 대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정보들이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이 정보들은 아까 얘기한 소유와 다른 개념의 단어이다. 이에 대한 예시로는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지식, 꿈꾸고 있는 목표, 실력, 재능 등일 것이다.


이런 '존재'들은 잘 쌓고 잘 다지는 데 굉장히 오래 걸리고 힘이 든다. 게다가 눈에 안 보이기 때문에 '소유'를 쌓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그럼에도 이 '존재'들을 쌓아가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지만 쌓여가는 '존재'들을 있는 것처럼 믿고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계속해서 쌓아 가다 보면 익숙해지고, 섬세해지면서 느껴지게 되고, 그렇게 점점 나아가는 것이다.


'존재'를 쌓아나가는 능력은 선천적인 요인도 크겠지만 후천적인 요인이 훨씬 크다고 생각한다. 에리히 프롬이 사랑을 '기술'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자기계발도 '기술'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깨닫고 연습함으로써 능숙해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믿은 후에 관련 지식들을 잔뜩 쌓아나가야겠지.


개인적으로 소유는 겉에 있는 것, 존재는 속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 다 중요하지만 속이 없이 겉만 번지르르하다면 그건 허세일뿐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유들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내 존재를 찾고 쌓아나가길 바란다. 가능하다면 다른 사람들의 존재도 살피고 배우고 '훔쳐서' 내 거름으로 사용해보는 것 또한 추천한다. 모두가 '나 자신'으로 사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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