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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르스IRS Dec 28. 2022

불 질러 드립니다

움직이도록 미는 게 아니라 움직일 수 있게 만들기

약 2달 전부터 내 일상이 굉장히 바빠졌다. 그 전에는 하루에 알바를 제외하고는 할 일이 많아봤자 두세 개였다. 그나마도 식사 약속이 없으면 신문 보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일이 없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돌아보니까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도 있었고 과외를 한 것도 있었다. 또 며칠 전에 교회 청년 기관을 졸업했는데 졸업하기 전에 마무리하고 싶은 게 있었는데 졸업에 가까울수록 기한이 빡빡해져서 정신없이 바빴다.


이렇게 바빠진 건 내가 일을 잔뜩 만들어서 그런 것이고 만들기 시작할 때는 스케줄러를 따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하고 있는 게 얼마나 되는지 몰랐다. 일을 만들 때도 내 상황을 살펴보면서 만들었기 때문에 무리가 되지는 않았지만 정신 차려보니 바쁜 생활이 계속됐다.


내가 진행했던 일들의 거의 대부분은 지금 당장에 그 효과가 나오는 일들이 아니었다. 신문 보기, 브런치에 매일 글쓰기, Midjourney 사용 방법에 대한 인스타 이미지 만들기 등등. 하지만 이런 것이 쌓여서 나중에 어떤 스노볼이 굴러갈지 모른다는 것을 알기에 미래에 투자했던 것이다. 실제로 하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회들이 생겨서 재밌고 즐거웠다.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은 내가 하나하나 경험하고 그 경험들을 쌓아놓는 것이 나중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알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경험들은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 자신을 되찾을 수 있게 돕는 사람'이라는 크나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기질상 큰 목표 없이 당장에 재밌어 보이는 경험들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지만 그런 경험들이 궁극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데 사용되는 것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경험을 통한 목표 설정이 먼저인지, 목표 설정을 기반으로 한 경험이 먼저인지는 정답이 없겠지만 목표가 있는 상태에서 하게 되는 도전과 경험은 큰 성취감을 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른 사람들을 만나서 얘기를 할 때, 특히 학생들이나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고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할 때는 목표를 찾으라고 한다. 그것도 좋은 사람, 부지런한 사람, 똑똑한 사람, 유명한 사람 같은 일반적인 목표가 아니라 개인에게 맞는 목표를 찾으라고 말하는 편이다.


나는 좋은 방법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좋은 목표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아는, 그들이 알고 있는 방법보다 조금 더 나은 방법을 알려주고 그것을 응원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아니 모든 사람이 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의 도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것을 기차로 비유해 봤다. 한 학생에게 도움을 주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면 그 학생에게 어떤 것이 좋은 목표이고 좋은 길이기 때문에 그대로 가라고 말하는 것은 기차를 밀어서 움직이는 모습이 떠올랐다. 반대로 학생에게 어떤 재능이 있고 어떤 목표가 좋을지 같이 고민하고 응원해주는 것은 그 기차에 연료를 공급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직접 미는 것은 미는 사람의 힘이 사라지고 정해준 목표가 달성되거나 사라지면 기차는 멈출 수밖에 없겠지만 기차에 연료를 공급해주고 기차가 스스로 목표를 찾는다면 그 목표를 향해 느리더라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거기에 가속도가 붙는다면 점점 달리는 속도는 빨라질 것이고 목표를 찾는 방법도 알고 있기 때문에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다음 목표를 직접 찾아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삶을 주도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점이다. 남에게 맡기는 것은 편하지만 평생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어줄 수 없기 때문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나 자신이 직접 키를 잡아야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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