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장소를 가보면 그만의 공기와 냄새가 있다.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과 움직임이 보인다.
그걸 뭐라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거기에 가야만 보이는 형질이 있다.
집 벽돌담의 빛바랜 모습과 그 옆의 늙어가는 나무. 또 일상의 목소리와 소리들은
낯선 방문객인 내가 보면 운치 있어 보이기도 하다.
여기 장소도 오래되어서 집집마다 벽에 다양한 벽화가 새겨져 있다. 아이들의 노는 모습,
이솝 우화, 전래동화, 시, 디즈니 캐릭터 등 다양하지만 주제가 없는 그림들이 특유의 진한 색채로 그려져
이곳만의 모습을 보여준다.
항상 오래된 장소를 가보면 일상의 빠름은 내가 겪고 있고 여기만은 느리게 움직인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느림의 시간을 갖고 싶고 머무르고 싶어 방문하기도 한다. 하지만 알고 있다. 나만의 착각이라는 것을, 이 장소는 그냥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이고 나는 혼자 스토리를 만들고 있다고 말이다.
오래된 장소에 추억, 향수, 치유의 스토리를 만들고 있는 것이지.
잠깐 그 카페에 머물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한다. 일상 속에서 잠시 느림을 찾으려고 했지만 핸드폰으로 나의 하루 일은 계속 곁눈질로 바라보니 느림은 제대로 찾았을까? 그래서 사람들이 한 달 살기, 보름살이로 바쁘고 상처 많은 공간과 잠시 단절하여 낯선 곳에서 회복하려는 것일지 생각한다.
나도 조만간 합류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