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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빛 Jul 07. 2021

새벽 2시까지 멈추지 않던 연락

혹시 새벽까지 잠들지 못하고 있나요?



잠이 안 온다..



고민이 많아서 잠이 안 오던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나는 고민도 많고 그 고민에 대한 생각도 끊임없이 이어져서 새벽에 겨우 잠는 편이다.

그날도 그랬다. 너무 답답한데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지만 아무에게나 털어놓을 수 없는 나의 머릿속. 그 머릿속이 터질라 해서 지끈지끈거렸다. 그러다 혹시 잠이 들지 않은 친구가 있나 하고 넌지시 단체방에 메시지를 던져보았다.


"혹시 새벽반 있나요?"

- 나 안 자고 있어 ㅋㅋ


반갑게도 바로 오던 연락, 우리는  혹시나 메시지 알람 소리에 다른 사람이 깰까 싶기도 하고 좀 더 진지한 고민 토로를 하고 싶어 개인 메시지방에서 수다를 이어나갔다.


"왜 안 자고 있어?"

-어떻게 살아갈지 앞으로가 걱정이라 ㅋㅋ


가벼운 듯 웃으며 던 친구의 메시지에는 무거운 고민이 담겨있었다. 나는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큰 반가움을 느꼈고, 서로 고민을 털어놓으면서 시원해보자고 제안했다. 뭔가 깨달아가는 게 분명 있으리라.

내 제안에 친구는 마구 웃더니, 깜빡이 없이 바로 고민을 보냈다. 한 번 튕길 줄 알았는데 친구도 나처럼 고민을 털어놓을 상대를 찾고 있었나 보다. 사실 고민이라는 게 대부분 진지하고 어두울 수 있는 분위기라 쉽게 털어놓기가 어렵다. 또는 나를 한심하게 보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보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털어놓고 나면 꼭 찝찝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새벽 2시, 비가 추적추적 내리 그날은 고민을 공유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사실 나는 일상생활에서 우연히 깨달음을 얻는 경우가 많은데, 이 날도 우연히 친구와 얘기하다 깨달은 점이 많았다. 친구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정작 어떤 걸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래서 정확히 어떤 것들을 하고 싶은지 후보군을 물어봤고, 그중 아닌 것들을 가지치기해보는 건 어떤지 안했다. 그러자 친구 해보고 싶은 일들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 광범위해서 그중 몇 가지만 고르기가 힘들었던 . 나는 일단 고민을 최대한 구체화시켜보자고 했다.

 


내가 말한 '고민 구체화시키기'방법은 쉬운 듯 쉽지 않은 선택의 연속이다. 반대로 물음표의 연속이기도 하다.


나는 어떤 걸 하며 살아가고 싶은지?

이 일은 지금 할 수 있는지?

이 일로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는지?

만약 아니라면 어떤 방법으로 이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는지?


이렇게 계속 순서대로 이어나가면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방법이 구체적으로 좁혀졌다.  이 방법을 통해 조금씩 나의 목표와 가까워지고 있 중이다.


나의 목표는 '내가 좋아하는 글(소설이 주를 이룬다)을 마음껏 쓰며 사는 것'이고, 나아가 이 글로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 글을 쓰는 것만으로는 생계를 이어나갈 수 없기에 글을 쓰는데 최대한 시간 제약이 없을 돈 벌 수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은 1주일에 1번 정도 관리를 하거나 가끔은 아르바이트생을 써도 좋을 '공간 대여 사업'이었다. 물론 현실에 부딪치기 전까지는 이론상 완벽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듯 이론과 현실은 달랐다. 

저렴하게 구한 공간 대여사업은 저렴하게 구한 만큼 큰 수익이 되지 않았고, 생각보다 자잘한 사건이 많이 터져 나의 시간과 체력을 뺏어갔다. 그리고 그만큼 신경도 많이 쓰여 예민함과 스트레스 지수도 높아졌다. 하지만 결국 현실에서 배우는 것이 진정한 배움이었다.


직접 현실에서 부딪치며 배웠기에 공간 대여 사업에 대한 지식을 빠르게 익힐 수 있었고 그렇게 실무경력을 쌓아갔다.

그래서 다음 단계도 구체화시켰다.  공간 대여 사업만으로는 큰 수익이 어려우니, 지금 운영고 있는 온라인 사업을 더 활성화시켜 자본금을 모자. 그리고 수익성이 좋은 곳에 대로 공간 대여사업을 영하자.

그때는 지금 배운 지식과 경험을 총동원해 보다 더 큰 수익을 낼 자신이 있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공간 대여도 수익이 늘어나고는 있었지만, 한계가 있는 사업이었기에 더 좋은 곳을 찾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자리를 잡는다면 자잘한 사업들은 정리할 것이고, 결국 글을 쓰면서 살고 싶다는 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리라.


그런데 이 계획은 미래형으로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이론'이다. 하지만 내가 이론을 토대로 '현실'을 겪고, 그 현실을 통해 조금씩 목표를 구체화시킬 수 있던 것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나는 끊임없이 고민되고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면, 그 고민 덩어리를 구체화시켜 낱낱이 분해하고 분석해보길 바란다. 이는 어쩌면 매우 잔인한 현실에 부딪칠지라도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알려줄 것이다.


고민을 구체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사실 우리는 한 발 나아갔기에, 현실에 부딪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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