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 친구와 함께 동업을 하다 폐업을 결정하기까지 그 시간은 지금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남아있다. 지난 그 시간들이 그래도 추억 한 조각이 될 수 있었던 건 그 당시 만났던 좋은 사람들과 현실에서 직접 부딪치며 배운 교훈들 때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저 진짜 10년 넘게 쇼핑하면서 이런 사장님 처음 봐요!"
나에게 이 말을 전해준 분은 내가 사업 초창기에 만났던 고객이었다. 그 당시 내가 판매하던 물건을 꼭 해당 날짜에 받고 싶어 하셨지만, 택배 사정상 해당 날짜에 도착은 어려웠다. 그런데 집 주소가 나와 그리 멀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멀다고 볼 수 있었지만, 장거리 연애를 하던 나에게는 서울, 경기 방방곡곡을 돌아다녔기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곳이었다. 그래서 직접 고객 집에 찾아가 전달해주었다. 물론 미리 문자로 해당 내용을 설명해준 뒤였고, 나의 이런 행동에 감동하셨다며 좋은 후기를 남겨주셨다.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고객이 많이 없던 사업 초창기라 더 열정이 넘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이 일은 사업을 하며 쌓인 보람 중의 하나로 크게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사업'은 '돈'과 '보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보람'은 잡았지만 '돈'은 충분히 잡지 못해서 폐업했다. 친구와 동업을 한 지 약 3년 만이었다. 그리고 부진하던 사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보자고 함께 얘기를 나눈 지 단 두 달 만이었다. 그 짧은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을 결정하게 된 건, 충분한 여유가 없었기에 초조함과 불안함이 커졌고 그 마음은 불신과 불만이 되어 '다 끝내버리고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결혼 적령기로 들어서버린 나이, 은퇴를 앞둔 아빠, 전업주부로 생활하는 엄마, 2천 가까이 모아뒀던 돈이 끝을 보이기 시작하자 자신감도 같이 떨어졌다. 그렇게 내가 폐업을 말하자, 동업자도 바로 수락했다. 어쩌면 우리는 같은 불안을 느끼고 같은 선택을 바라 왔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의 사업이 잘 안된 건 아니었다. 이곳저곳에서 판매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받기도 했고, 고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고 강의 요청도 들어왔었다. 하지만 명확하게 단점이 존재했다. 자체 제작 상품이라 기획하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만큼 상품 판매 회전 속도가 더뎠다. 유행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고 금방금방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품 자체도 반복적으로 소비하며 재구매를 유도하는 게 아닌, 단 한 번 구매하면 끝나는 성향이 커서 단골고객을 만들 수 없었다. 그래서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 전자책과 온라인 강의도 준비했지만 우리는 이미 너무 지쳐있었다. 그래서 더 시간과 노력을 쏟아 투자할 수 없었고 결국 폐업을 선택했다.
하지만 동업의 폐업으로 우리의 인생도 끝이 난 건 아니었다. 둘에서 하나가 될 뿐이었고, 우리는 각자 자신의 길을 계획하며 준비하기 시작했다. 같은 길을 걸어가다 갈래길이 나오자 각자 자신이 선택한 길로 들어선 것이었다.
처음 동업을 시작할 때 공동사업자등록증, 동업계약서, 저작권 등록을 함께 했다. 폐업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동업 해지 계약서를 작성했다. 둘에서 하나가 되는 건 하나에서 둘이 되는 것보다 더 조심스러웠고 어색했다. 마치 헤어지는 연인 같기도, 이혼하는 부부 같기도 했다. 우리가 함께 만든 제품들은 조각조각으로 나뉘어 각자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우리가 만든 제품들은 아직 위탁 판매처에 재고가 남아 몇 달 동안 판매가 되고 있었다. 그리고 각종 후기들과 sns 글들도 여전히 남아있어 가끔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지나온 동업과 폐업은 내게 큰 공부이자 좋은 추억이 담긴 경험이 되었다. 하지만 추억만으로는 살 수 없어 폐업 후 나는 1인 사업을 준비했다. 그것도 여러 개를 동시에. 그만큼 나는 초조했고 불안함이 컸다. 그리고 동업을 하다 폐업을 했지만 여전히 그 흔적이 따라올 때도 많았다. ( 그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