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의 가치, 같이의 가시

'함께의 늪, 함께의 중독'에서 벗어나기

by 이빛



'함께의 늪, 함께의 중독'에서 벗어나기



동업을 하다 폐업 후 홀로서기를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하지만 조금 지나자 무기력해지고 해이해졌다. 아무래도 서로를 이끌어주고 감시해줄 동업자가 갑자기 없어졌고, 3년 동안 유지되던 생활패턴이 한순간에 변해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해이해지지 않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도록 나와 같은 마음인 친구들을 모아 단톡방을 만들었다. 일명 '목표 달성 방'이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설정해서 각자 스스로 지켜나가는 방식이다. 목표와 달성 방법, 벌금 등 모든 것은 각자의 의견을 모아 함께 정했고, 결국 대부분이 목표를 달성하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렇게 우리의 노력이 3달 정도 지속됐을 때, 한 두 명이 잠깐 쉬고 싶다고 이탈하기 시작했다. 나는 목표 달성 방을 만든 당사자로서 3달 동안 책임감과 부담감을 느껴 방을 나가지 않았었는데, 그런 나에게도 달콤한 유혹이 들어오자 순식간에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카톡방을 나가게 되고 나는 잠시 혼자가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나는 '함께의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혼자서는 해이해지고 자꾸만 관대해졌다. 그래서 1주일 만에 다시 카톡방에 들어갔는데, 한 번 흐름이 깨져서일까 이제 아무도 다시 카톡방을 이어나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도 더 이상 '함께의 늪'에 빠져있지 않고 '함께의 중독'에서 벗어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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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 내가 시작한 건, 일단 저질러보는 것이었다. '부딪치면서 배우자'는 내 좌우명을 떠올리며 생각한 방법이었다. 인터넷 강의 신청, 온라인 스토어 개설, 사업 매물 알아보러 발로 뛰어다니기 등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이도록 했다. 그렇게 하자 몸은 바빠도 오히려 정신적으로는 안정감이 들었다. 뭐라도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나를 무기력에서 점점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리고 기존에 많이 쓰이는 시간표를 내게 맞추지 않고, 내 리듬에 맞는 시간표를 활용했다. 보통 밤 12시 전에 잠들고 오전 6시 기상 후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 시간표가 맞지 않았다. 나는 새벽 2~3시에 잠이 들고 오전 8~9시에 일어났을 때가 더 정신이 멀쩡했고 에너지가 돌았다. 그래서 그 시간표를 활용했다. 그러자 밤 10시, 11시가 되어도 내게 남은 하루의 시간이 길어졌다. 밤이 되어도 초조해지거나 불안하지 않았다. 일적인 연락이 오는 오전과 낮에 비해 밤과 새벽에는 모두가 고요하다. 그래서 오히려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기가 좋았다. 그때 글을 쓰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책을 읽으며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다음, 내가 스스로 더 성장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나의 목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기록했다.

사실 내가 안일하게 생각하고 해이해진 건, 아직 사람들이 나의 상태를 잘 모르기 때문이 컸다. 나는 말로는 초조하고 불안하다고 하면서 사실 나에게 너무나 관대했고, 그만큼 움직이지 않고 해이해졌다. 그래서 나를 함께 이끌어가 줄 동료를 찾아 '함께의 늪'에 빠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의 목표를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고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로 남겨 나가자, 예전보다 훨씬 더 능동적이고 부지런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더 이상 나와 함께 해 줄 사람을 억지로 찾지 않았고, 그렇게 나는 '같이의 중독'에서 벗어났다.



사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건 굉장히 가치 있는 일이다. 나 역시도 '같이의 가치'를 느껴 많은 것을 얻었었다. 하지만 뭐든 정도가 지나치면 해가 되는 법이었다. 나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함께 나아가던 '같이'는 어느새 나를 둘러싼 '가시'가 되어 더 이상 혼자서는 나아가지 못하고 그 울타리 안에 머물게 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지만, 모든 사람과 항상 함께할 수는 없다. 그래서 혼자서도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나아갈 힘을 길러야 했기에, 나는 '같이의 가시'를 뚫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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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