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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제의 누리 May 14. 2023

국민연금 유족연금 : 슬픔 속에서 찾는 경제적 위안

배우자를 지켜주는 국민연금

78년간의 해로담을 기록한 영화가 있습니다.

지리산 기슭 해발 600m에 자리한 하동군 단천마을에서 78년을 함께한 90대 노부부의 말년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순규 할머니를 위하는 종수 할아버지의 보살핌은 참 애틋합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덮이고 땅이 얼어붙은 겨울, 순규 할머니를 위해 군불을 지피기도 하시고 닭장에서 갓 

낳은 달걀을 챙겨 저녁을 준비하는 종수 할아버지를 보면 저절로 흐뭇한 미소가 지어질 정도입니다.

순규 할머니는 종수 할어버지에게 "영감, 둘이서 건강하게 오래 살다 같이 갑세"라고  말씀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야속하게 할머니는 먼저 세상을 떠나고 홀로 남은 종수 할아버지는 툇마루에 
앉아 한날한시에 이 세상을 하직하자던 순규 할머니의 말을 생각하며 회한에 잠겨  지냅니다.


2018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나부야 나부야"의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부부의 사별은 참 가슴 아픈 일입니다.

영화에서는 순규 할머니가 먼저 세상을 떠나지만 남편이 먼저 사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남자가 80.6세, 여자가 86.6세입니다.

그리고 평균 초혼 연령이 남자 33.7세, 여자 31.3세임을 감안하면 부부 중 아내가 약 8년을 더 

살게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남편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었다면 남겨진 아내는 배우자를 잃은 슬픔과 외로움도 견디기 힘든 

고통이지만 노후 생활비 마련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도 이겨내야 합니다.


다행히도 국민 연금은 노령연금으로 가입자의 노후 생활에도 기여하지만 가입자가 사망한 경우 유족 연금제도로 남겨진 가족에게도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합니다.


구체적으로 유족 연금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부부 중 배우자가 돌아가시게 되면 남은 배우자가 최우선 순위로 유족연금을 받습니다.
만약 배우자가 없다면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로 순위가 정해집니다.
배우자는 나이 제한이 없지만 다음 순위인 자녀 등은 나이 제한 또는 장애등급 2급 이상이어야 하는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받는 유족연금의 금액은 얼마나 될까요?

금액은 돌아가신 분의 가입기간에 따라 기본연금액의 일부와 부양가족 연금액이 더해져 매달 지급되는데요.

(유족연금 수령액, 출처 : 국민연금관리공단 ) 

유족연금과 부양가족연금도 노령연금과 마찬가지로 전년도 전국소비자물변동률을 반영해 매년 증가합니다.

2024년도 기준 부양가족연금액은 배우자 293,580원, 자녀/부모는 195,660원입니다.


영화에서 만약 순규할머니가 20년 이상 국민연금에 가입하셨다고 한다면 종수 할아버지는 순규 할머니의 기본연금액의 60%와 연 293,580원의 유족 연금을 받으시게 됩니다.
그런데 부부 두 사람 모두 노령 연금을 받고 계시다가 한 분 이 돌아가시면 유족연금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예를 들어 만약 종수 할아버지가 매월 150만 원의 노령연금을, 순규 할머니가 매월 100만 원의 받고 

계셨다면 종수 할아버지는 본인의 노령연금을 계속 받을지 아니면 순규  할머니 사망으로 발생한 유족연금을 받을 건지 선택해야 합니다.


종수 할아버지가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순규 할머니 기본연금액 100만 원의 60%와 부양가족연금액 24,460원(연 293,580원의 월 지급액 )인 624,460원을 매월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유족연금은 종수 할아버지는 본인의 노령연금 150만 원보다 적으니 유족연금이 아닌 본인 

노령연금을 선택하시겠지요.

이렇게 본인의 노령연금을 선택하게 되면 유족연금의 30%를 추가로 받게 됩니다.


결국 할아버지는 본인 노령연금 150만 원과 187,330원( 유족연금 624,460원의 30% )을 더한 1,687,330원을 받게 되는 겁니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토머스 홈스 (Thomas Holmes) 박사와 리처드 라히 (Richard Rahe) 박사는 43개의 

스트레스와 질병과의 관계를 연구해서  스트레스 측정 척도 (Holmes and Rahe stress scale)를 발표했는데요. 

이 자료를 보면 배우자의 사망이 100점으로 가장 높은 스트레스로 분석되었습니다.

직장 퇴직 45점, 교도소 수감 63점, 가족의 죽음 63점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점수입니다.

사별의 슬픔에 경제적인 어려움까지 더해지면 남겨진 배우자의 고통은 감당하기 어려울 겁니다.


유족연금은 홀로 남은 배우자에게 안정적인 소득으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고 세상을 떠나는 배우자에게도 남은 가족을 지킬 수 있다는 마지막 위안이 될 수 있는 국민연금의 유익한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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