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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열곳 Jan 21. 2022

건강검진에 안과를 포함해야 하는 이유

서른에 찾아온 또 한 번의 위기

우리는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100세까지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하게 되면서 N 잡러, 정년 연장, 정년 이후의 새로운 직업 등에 대한 다양한 용어 들과 트렌드가 생겨 나고 있습니다. 오래 사는 것 보다도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사는 것입니다. 건강이 없으면 하고 싶은 일도 만나고 싶은 사람도 가고 싶은 곳도 갈 수 없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건강을 잃으면 그 돈은 무의미해집니다. 돈으로 건강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새로운 질병과 바이러스가 발생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재벌들이 모두 장수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아 돈으로 건강을 살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건강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이 있을까요? 건강식품, 운동, 숙면, 스트레스 같은 단어들이 떠오릅니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정신과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건강검진을 하면 보통 어떤 검진을 받으시나요? 나라에서 2년에 한 번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받으시면서 추가로 검사받고 싶은 항목을 선택하시는 경우가 많으 실 겁니다. 때에 따라서는 종합검진을 신청해서 받으시는 분도 계실 거 같아요. 그런데 이 건강검진 항목에 반듯이 들어가 있어야 하는 항목이 빠져 있습니다. 바로 눈 검사입니다. 시력 검사가 아니라 안저 검사를 하셔야 하는데 말이죠.


서른에 찾아온 청천벽력

긴 해외 근무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것은 휴식을 취하며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한국의 문화에 적응이 되지 않아 지하철 게이트에 핸드폰을 가져다 대고 지나가는 분을 보고 무작정 따라 했다가 게이트가 저를 막아서는 일도 있었죠. 오랜 해외 생활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있었을 시기라 회사에 요청을 해서 1주일의 휴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기대하고 고대하던 검사를 받으러 안과로 향했습니다. 바로 라식/라섹 수술 검사였습니다. 집 근처에서 검사를 받았고 그곳은 라섹 수술만 하는 곳이었습니다. 4~6가지 검사를 하고 나서 오늘이라도 당장 라섹 수술이 가능하다고 하시더라고요. 한 곳만 더더 가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강남에 있는 라식/라섹 수술로 유명한 안과를 예약했습니다. 그곳은 10개 이상의 검사를 진행하더라고요. 처음 방문했던 안 과하고는 검사하는 수나 비치되어 있는 검사 기계도 달랐습니다. 그렇게 검사를 마치고 코디네이터를 통해 금액과 수술 가능 날짜 등 내용을 전달받고 최종 의사 진료를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이름이 불려졌고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저한테 했던 첫마디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네요. "지금 라식/라섹을 할 게 아니라 빨리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셔야 돼요. 망막박리세요." 저는 귀를 의심했습니다. "망막? 뭐라고요?"라고 되묻자 의사 선생님께서 노란색 종이에 '망막박리'라고 적어 주셨습니다. 저는 이게 뭔가요?라고 되물었고 돌아오는 대답은 충격적이었습니다. 망막이 떨어지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망막 떨어진 상태 일 수 있다 반응급 상황으로 빨리 대학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으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손이 떨렸습니다. 안경을 벗고 싶어 라식수술을 하고 싶어 찾아온 저에게 이게 무슨 일 인가 싶었습니다. 당장 월요일에 대학병원을 가봐야 할 것 같으니 소견서를 써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대학병원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니 추천과 가능하면 예약까지 요청드렸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해당 병원에서 바로 대학병원에 연락을 해서 긴급으로 예약을 잡아 주셨습니다. 심지어 그날은 토요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소견서를 들고 병원을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갑자기 두렵고 무서운 감정이 휩싸였습니다. 


망막박리

일단 가족에게 이 소식을 알렸습니다. 많이 놀라신 거 같았지만 가족들 모두 망막박리라는 단어를 처음 들어 보기에 어떤 병인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망막박리란 안구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망막이 안구 내벽으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질환입니다. 망막이 떨어져 나가면 망막에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시세포 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이 상태가 지속돼 명 망막 위축으로 실명까지 이르게 되는 질환으로 매년 만 명 가운데 한 명꼴로 발생되는 질환입니다. 여러 가지 증상으로는 많이 들어 보셨을 비문증 (눈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증상), 시야에 커튼이 쳐있는 것 같은 시야 장애, 어두 곳에서도 빛이 들어온다고 느껴지는 광시증이 있습니다. 저는 이 세 가지 증상이 가끔씩 나타났었지만 망막박리라는 질환을 전혀 알지도 못했고 앞이 안보 인적은 없기 때문에 피곤할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습니다. 또한 망막박리는 통증이 없기 때문에 더더욱 눈 검사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안과를 간다면 안경이나 렌즈를 맞추기 전에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거나 안구 건조증 때문에 방문한 적은 당연히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망막박리 질환도 여러 종류가 있으며 수술 및 시술 등 망막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진행되는 것 같았습니다. 상상이 되실까요? 눈을 수술한다는 거 그리고 앞이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끝없는 불안감

온갖 생각을 버스 안에서 하면서 혹시나 최악의 상황을 떠 올리며 영화를 한편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오버스러울 수 있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집 근처 애매한 시간으로 사람이 거의 없는 극장에서 '기생충'을 보았습니다. 그 주는 아마도 기생충이 개봉한 첫 주였을 거예요. 지금 와서 보니 그 와중에 영화 선택은 참 잘했다 싶네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망막박리가 발생하는 정확한 사유가 없다 보니 대략적으로 이유를 짐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번 강하게 부딪혔던 적이 있었던 것, 난시가 심한 편인 점 이 두 가지 말고는 사유를 찾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검색을 통해 망막박리 관련 카페에 가입했고 그곳에서 해당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 가족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망막박리 인해 실명이 된 분도 계셨고 수술을 하신 분들도 있었는데요. 수술 후 후유증부터 이야기를 들으니 더 두려워졌습니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그다음 주 월요일이 다가왔고 대학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다양한 눈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산동 제라고 해서 눈 상태를 판단하기 위해 동공을 확장시키는 약물을 넣는데요. 정말 1~3시간 정도는 앞에 있는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더라고요. 검사를 위해 눈 안을 촬영해야 되다 보니 계속 눈에 강한 빛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눈이 너무 시렸습니다. 이미 검사를 받는 동안 눈과 마음이 지칠 때로 지쳤습니다. 그리고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내내 든 생각은 만약 수술을 해야 된다면 일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될까 생각하면서 삶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만약 앞을 볼 수 없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앞을 볼 수 없다면

지금까지 봐왔던 것이 내가 볼 수 있는 마지막이라고 생각된다면 여러분들은 어떤 마음이실 것 같으세요? 저는 그 당시에는 내 인생에게 많이 미안했었습니다. 뭘 그렇게 열심히 사느라 여행도 제대로 못 다녀서 다양한 나라의 모습을 눈에 담지 못했을까? 지금 내가 얻게 되었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과 눈을 두고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 무엇보다 앞을 볼 수 있는 눈이 소중하지 않을까? 왜 안과에서 검사를 해 봐야 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못했을까? 이젠 눈을 소중하게 다루고 내 삶도 소중하게 여겨서 힘든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을 덴데.. 이런저런 IF와 WOULD HAVE의 연속이었습니다. 나에게 혹시라도 기회가 주어 진다면 나는 앞으로 정말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면서 하늘에게 누구든 들어주시길 바라며 기도했습니다. 


두렵고 숨 막혔던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 갈 때의 떨림을 기억합니다. 그래서 꼭 이 글을 보시는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 눈 상태를 들은 회사 상사가 저한테 했던 말입니다. "한 번은 팔에 인대가 늘어나서 깁스를 하고 1달을 있었어 그때 팔을 쓸 수 없으니까 생활하기 너무 불편한 거야. 한쪽 손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더라고. 그리고 얼마 후에 친구를 만났는데 그 친구는 다리가 부러져서 목발을 짚고 생활을 하는데 너무 불편하다는 거야. 한쪽 다리를 사용할 수 없으니 걷는 게 어려워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이렇게 팔, 다리 뿐만 아니라 어디 하나라도 아프면 생활이 불편한데 눈이 안 보인다고 생각하니 그건 정말 앞이 깜깜 하더라." 어떤 곳이 아프냐에 따라 불편함의 정도 아픔을 정도를 구분하는 건 유치한 일입니다. 어느 곳이든 아프면 생활에 불편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로 갑작스러운 일로 인해 다치게 되는 것은 나의 통제 밖에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검진을 통한 예방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하실 수 있는 일을 하셔서 눈을 잃는 일은 꼭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제 결과와 검사받는 방법 등 추후 이야기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 자세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와 같은 일을 여러분들은 미리 알고 예방하시길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네요. 눈 검사, 정기 검사로 받아야 될 만큼 필요한 검사입니다. 안저검사, 망막박리 검사 지금이라도 안과에 연락해서 문의하시고 받아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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