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 빠른 자기소개서 (문장 고쳐 쓰기 연습)

- 문장 고쳐 쓰기 연습

by 김용원

문장 고쳐 쓰기 연습

주어는 우리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말 그대로 문장의 주인이다. 하지만 우리말은 주어 없이도 뜻이 통하는 말이어서 그런지 주어를 의식하면서 글을 쓰는 사람이 별로 없다. 긴 문장이나 복잡한 문장을 쓸 때 주어와 서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경우가 흔히 나타난다. 주어와 서술어를 호응시키지 못하는 것은 대부분 주어와 서술어가 멀리 떨어져 있어 글 쓰는 사람이 어떤 것을 주어로 했는지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주어를 생략함으로써 서술어와의 호응이 모호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문장을 시작할 때 무엇을 주어로 잡을 것이지 분명히 한 다음 그 주어에 맞게 서술해 나가는 게 요령이다. 특히 긴 문장에서 여러 개의 주어가 나올 때는 전체 문장의 주어와 부속 성분에서의 주어가 각각의 서술어에 일치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문장이 길어질 것 같으면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다른 말을 많이 넣지 않거나 아예 두 문장으로 짧게 끊어 쓰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방법이다.

☒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려고 한다.

-> 주어 ‘내 꿈은’과 서술어 ‘펼치려고 한다’와 호응하지 못한다. ‘펼치는 것이다’로 해야 한다.

(좋은 문장) 내 꿈은 훌륭한 의사가 되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의술을 펼치는 것이다.

☒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나쁘게 나온 학생은 방과 후 보충수업을 시켜야 한다.

-> 주어 ‘학생은’과 서술어 ‘시켜야 한다’가 어울리지 못한다. ‘시켜야 한다’를 ‘받아야 한다’로 하거나, ‘학생은’을 ‘학생에게는’으로 고쳐야 한다.

(좋은 문장)

1.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나쁘게 나온 학생은 방과 후 보충수업을 받아야 한다.

2. 이번 시험에서 성적이 나쁘게 나온 학생에게는 방과 후 보충수업을 시켜야 한다.

☒ 원자력은 발전 비용이 적게 들고 수명이 길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산가스의 배출이 없다.

-> 주어인 ‘원자력은’과 서술어 ‘배출이 없다’가 호응하지 못한다. 이 문장은 ‘원자력은’에 호응하는 서술어가 없는 비문이다.

(좋은 문장)

원자력은 발전 비용이 적게 들고 수명이 길며,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산가스의 배출이 없는 에너지다.

☒ 가장 더운 곳은 대구에서 기온이 39도까지 올랐다.

-> 주어 ‘곳은’에 해당하는 서술어가 없다. ‘대구에서’를 ‘대구로’로 고쳐야 한다.

(좋은 문장)

가장 더운 곳은 대구로, 기온이 37도까지 올랐다.

♬고쳐 쓰기 문제♬

어찌나 길이 막히던지 내가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끝난 뒤였다.

(해설) 서술어 ‘끝난 뒤였다’에 호응하는 주어가 없다. 짐작은 할 수 있지만 ‘행사가’를 넣어야 완전한 문장이 되고 의미가 확실해 진다.

(좋은 문장)

어찌나 길이 막히던지 내가 행사장에 도착했을 때는 행사가 이미 끝난 뒤였다.

● TIP 1. 주어와 서술어는 너무 멀지 않게

주어와 서술어 사이에 수식어가 많아 간격이 길어지면 이해하기 힘들어진다. 수식어를 절제해 주어와 서술어 사이를 좁히든가, 주어를 서술어 가까이로 옮겨야 한다. 우리말의 어순은 일반적으로 ‘주어+목적어+서술어’가 원칙이나 목적어가 지나치게 긴 경우에는 ‘목적어+주어+서술어’ 순으로 하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 수험생들이 변화가 많은 입시 환경과 다양한 입시 전형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주어 ‘수험생들이’와 서술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의 거리가 멀어 읽기에 불편하고, 의미가 쉽게 와 닿지 않는다.

(좋은 문장)

변화가 많은 입시 환경과 다양한 입시 전형 속에서 수험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이 제한돼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 북측은 남측이 이라크 전쟁이 부도덕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이를 지지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 주어 ‘북측은’ ‘남측이’ ‘이라크 전쟁이’가 각각의 서술어와 먼 곳에 나란히 붙어 있어 혼란스럽다. ‘북측은’과 ‘남측이’를 각각의 서술어 앞에 두는 것이 이해하기 쉽다.

(좋은 문장)

이라크 전쟁이 부도덕한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남측이 이를 지지한 것으로 북측은 간주하고 있다.

☒ 기자들이 1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법에 출두하는 정치인을 취재하고 있다.

-> 읽다 보면 언뜻 ‘기자들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로 비칠 수 있다. 목적어가 길기 때문에 주어 ‘기자들이’를 서술어 ‘취재하고 있다’ 바로 앞에 두는 것이 좋다.

(좋은 문장)

18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법에 출두하는 정치인을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 정치적으로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간에 대통령이 권위가 손상받는 일 없이 국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대통령이’와 ‘권위가’가 나란히 붙어 있어 읽기에 불편하다. ‘대통령이’를 서술어 가까이에 두는 것이 자연스럽다. 요령을 피워 ‘권위가 손상 받는 일 없이’를 ‘권위 손상 없이’로 해도 된다.

(좋은 문장)

1. 정치적으로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간에 권위가 손상받는 일 없이 대통령이 국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 정치적으로 지지하든 지지하지 않든 간에 대통령이 권위 손상 없이 국가 경영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TIP 2. 의미 파악이 쉽도록 위치 선정 잘하기

단어나 구절의 위치가 잘못되면 문장이 복잡하게 얽혀 혼란스럽고,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적절한 곳에 단어나 구절을 배치해야 읽는 사람이 한눈에 문장의 뜻을 파악할 수 있다.

숫자·날짜 등은 위치에 따라 뜻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리 선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숫자나 날짜가 연이어 나오면 혼란스러우므로 가능하면 나란히 붙여 놓지 말아야 한다.

여러 개의 명사를 나열한 명사구에서는 뜻이 잘 통하도록 단어를 배열해야 한다. 예를 들면 ‘급 차선 병경’ 보다 ‘차선 급변경’이 뜻이 잘 통하고 부드럽다.

☒ 경찰청은 문제의 경찰과 함께 경찰서장을 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어 직위 해제했다.

-> 목적어 ‘경찰서장을’ 서술어 ‘직위 해제했다’ 바로 앞에 두는 것이 이해하기 쉽고 부드럽다.

(좋은 문장)

경찰청은 문제의 경찰과 함께 직원에 대한 감독 책임을 물어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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