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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Ichi H Oct 25. 2023

74.Modern family

가족의 기준

승무원 가족은 때론 오해 아닌 오해를 받기도 한다.

가정이 있거나 파트너가 있는 분들은 주변의 오해를 종종 받기도 한다. 특히나 지극히 개인주의면서 독립심이 강한 가족들이나 파트너가 있으면 더욱더 소설 쓰기 좋은 상대들이 된다.

남 이야기를 아무리 싫어하는 사람들이라도 가끔은 호기심에 물어보기도 한다.

며칠 전 큰딸이 안부 전화를 한다. “ 엄마, 뭐 해? 잘 지내?”

“ 엉, 잘 지내고 있지? 통장에 용돈 넣었어. 돈 더 필요해?” 딸아이는 대학교를 다니면서 일도 하고 놀러도 다니고 정말 열심히 산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뜬금없이 전화하면 돈 달라고 불편해하는 딸아이를 위해서 먼저 물어본다.

” 하하하하하, 아빠가 벌써 보냈는데? “

” 뭐? 아빠가? 아니 더불로 준거야 그럼? “

” 하하하하, 다시 가져가도 돼, 엄마”

남편은 나 몰래 아이에게 돈을 보내주었다. 이러니…..

“ 엄마, 내 주변 친구 세명이 부모님 이혼했는지 물어” “ 그게 무슨 소리야?”

이유인즉슨, 내 아이는 대학교 갈 때도 혼자서 오리엔테이션 투어를 갔고, 기숙사에 처음 들어갈 때도 혼자서 짐을 싸서 이사를 했다. 기숙사에 아이를 처음 보러 갈 때도 나 혼자 다녀왔고, 남편도 아이와 산행을 간다고 혼자 따로 다녀왔다. 아이는 굳이 뭐 하러 오냐고 혼자 이사하고 스스로 다 해낸 것이다. 섭섭하지 않냐고 물어보면 “ 왜?”라고 답하는 아이다.

집안 내력이 다들 돌아다닌 것을 좋아하니, 방학이나 휴가철이 되면 첫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돌아다니며 여행을 다니고, 인기 많은 둘째는 번갈아 가며 친구들 식구네에 끼여 휴가를 보내고, 남편도 캠핑이며 낚시, 카약등 취미 부자시니 돌아다니고, 엄마는 동서남북에 있는 친구들 만나러 다니고, 듣다 보면 다들 이 가족은 뭐지? 하는 의문이 생길 수도 있다. 실상은 남편과 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낸다. 일반 가족들보다 아마도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이다. 그래서 틈맘 나면 개인 시간을 일부러 찾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아이들과 번갈아 가면서 개인적인 시간을 가지려고도 많이 노력했다.

굳이 나갈 일 없으면 우린 그냥 하루종일 집에서 잡다한 일을 하면서 주말을 보낸다. 집에서도 남편은 앉아 있지를 못하니 하루종일 마당에서 뭔가를 하고 있고 , 난 안에서 요리를 하거나 다른 취미생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면서 보낸다. 때론 주말에 날씨가 좋거나 답답하면 둘이서 공통으로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서 붙어 다닌다. 주말시장도 가고, 맥주 마시러 친구들 불러 동네도 놀러 가고, 가까운 주변 바닷가나 와인투어를 가기도 하고, 클래식 음악 공연도 가고, 요즘은 옛날 카우보이 영화 같은 것을 찾아서 보기도 한다.

아이는 굳이 이런 일들을 설명을 안 하고 엄마 아빠가 이리저리 동서남북 따로 노는 것을 주로 얘기했는지 주변 친구들이 의아해한 것이다. 대체로 부모님이 같이 아이들을 방문을 하니 우리 부부사이는 그렇게 이혼한 부부가 된 것이다. 하긴 아이가 2년을 학교를 다녔는데, 단 한 번도 함께 아이를 방문한 적이 없다.

옆집에 살던 이웃이 한 번은 나에게 혹시 이혼하는 거 아니지?라고 물은 적이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한동안 우리가 너무 따로 노는 것 같아 걱정을 했다고 한다. 사실 매우 바쁜 스케줄에는 둘 다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 한동안 남편은 정신없는 스케줄로 인해 주말에도 일하고 잦은 출장에 낮과 밤이 바뀔 정도로 많이 바빴고, 그 덕분에 나 또한 스케줄을 조절해야 해서 이웃들 얼굴을 보기가 힘들었다. 우리의 직업은 남들 쉴 때 바쁘고 남들 일할 때 한가하다.

그렇게 따지면 아이들은 일반적이지 않은 부모의 삶에 익숙해졌다. 그렇다고 가족들이 보내는 시간이 다른 사람들보다 적지는 않다. 설날이면 항상 친구들을 불러 같이 세배를 시키고, 다 같이 만두를 빚게 했다. 부활절에는 항상 에그헌팅 하면서 피크닉을 하고, 겨울에는 스키나 보드를 타러 가고, 봄방학이면 꼭 같이 산행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생일이어도 그날 밥을 먹는 게 아니라 그 주에 모두 쉬는 날을 잡아 무조건 갈비를 먹으러 가는 날이 생일날이고, 여름에는 무조건 가족 여행을 몇 주씩 같이 가고, 또한 오레곤에서 최소 2주를 보내며 여름때 할 수 있는 모든 물놀이나 캠핑을 한다. 연휴가 오면 항상 싱싱한 제철 게와 해산물을 사서 만찬을 하고, 아이들과 게임을 하며 보낸다.

아이의 대답이 더 웃긴다. “ 우리 집이 지극히 정상 아니야? “ 누구 기준이지?

Modern fam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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