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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chi H Feb 16. 2023

1.07.04.2005

첫 비행 일지 - Abort take off

만석이다. 식은땀이 흘릴 정도로 긴장도 되었지만, 무지 더운 날이다.


이륙 직전 갑자기 내 몸이 앞으로 강하게 쏠리면서 어깨의 벨트가 조여 온다 “abort take off “옆에 동료가 큰 팔을 뻗어 나의 얼굴을 보호하려는 제스처를 하고 승객들은 비명을 지른다.


Captain이 안내 방송에 “ 승객 여러분 기체에 이상이 생겨서 다시 게이트로 돌아가겠습니다. 죄송합니다. ”

초보 승무원인 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조종석 문이 확 열리더니 기장이 나온다. “ This never happened to me, I’ve been flying for 20 years”


동료 승무원은 “ Thanks a lot, we have a new flight crew here. This is her first day on the job”

 

승객들과 기장들은 아직도 승무원. 할 마음이 있는지 묻는다.  사실 난 그때까지도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황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한 달 후 갑자기 심장이 이유 없이 벌렁 거린다. 이것이 그  비행 후유증이다. 일종의 비행 공황장애.  한 달을 쉴 새 없이 비행을 하고 익숙 해 질 때쯤 지난날들이 점점 실감이 되는 것이다. 정말 생소한 경험이다.


“ Clear sky”에 용기를 내어 전화를 했다. 이런 공황장애가 올 때 서포터 해주는 핫라인이다. 동료 승무원들이 많이 들어주고 조언을 해준다. 다음 날 바로 비행을 가기로 한다. 나의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


앞으로 20년은 안전 비행이겠지? 첫날 그걸 겪었으니. 다만 앞으로 어떤 상상도 안 가는 일들이 생길지 모르는 초보 아줌마 승무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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