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chi H Apr 22. 2023

47. 승무원의 노고

몸과 마음의 건강

얼마 전 부고를 들었다. 같은 베이스에서 오랫동안 동료로 지낸 건강하고 활발한 승무원이었는데, 딸이 쓰러져있는 엄마를 샤워실에서 발견을 했다.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그녀는 얼마 전 눈 수술을 하고 아침에 루틴 케어를 하고 돌아 온후 생긴 일이었다. 승무원들이 집에서 이런 사고가 생기면 그나마 우린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료를 이렇게 잃는다는 것은 너무도 슬픈 일이다. 그만큼 추억이 많아서 다른 친구들과 그녀와의 비행 추억을 되새기면서 우린 함께 애도를 했다.


승무원들이 타지에서 일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하거나 쓰러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때론 그들의 개인사를 잘 몰랐다가 나중에서야 얼마나 힘든 일을 겪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도 생긴다.  


항상 밝고 코미디언 같은 20대 젊은 승무원이 있었다.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는 사람들에게 항상 둘러싸여 있고, 밝은 성격에 모두들 그의 친구가 되고 싶어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호텔방에서 주검으로 돌아왔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의 죽음은 승무원들에게 너무나도 충격이었다. 누구 하나도 그가 괴롭고 불행했다는 것을 몰랐다.


항공사 직원들은 원자력에너지에 많이 노출된 직업을 가지고 있어 암 환자도 꽤 많이 생긴다. 단지 직업이 문제는 아니겠지만, 특히 여성 승무원들을 상대로 유방암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것에 의학계에서 연구하는 프로그램들도 있다. 난 특히 항암음식을 많이 챙겨 먹는다. 그도 그럴 듯이 암으로 많이 고생하고 있는 동료들을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작년에 담배도 안 피고 건강 관리도 잘하고 골프를 무지 좋아하는 한국인 동료 선배가 폐암에 걸린 것이다. 그것도 우연히 기침을 하다가 폐렴이 격정 되어 병원을 갔다가 폐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다행히 초기에 발견을 해서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게 되었다.


우울증이 쉽게 올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하다. 집을 자주 떠나야 하고 사람을 사귀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내성적인 성격이라도 되면 본의 아니게 왕따를 당하는 기분이 들 수도 있고, 승객들의 무례한 행동에 대처가 힘들면 또한 그 스트레스가 한없이 쌓이고 그러다 보면 집에 가서 본의 아니게 짜증을 내기도 한다.  개인적인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상태에서 쉬지 못하고 다시 일을 나오는 승무원들이 일터에서 오는 다른 승객들의 상처 주는 말들이나 행동으로 인해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승무원들을 보았고, 알코올에 의지하다가 페인이 되는 경우도 보았다. 사람들을 상대하는 일을 하는 분들이 얼마나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목숨을 일은 조종사들과 승무원들도 있다. 평상시 건강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갑자기 감기기운으로 쓰려졌다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한 일들이 지난 몇 년간 생겼다. 또, 일을 하러 갔다가 낯선 곳을 다니다가 봉변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승무원들은 특히 비행기 안에서 가벼운 대화를 할 때 호텔이나 거주지 또는 그날의 스케줄을 발설하는데 조심해야 한다. 승무원들을 따라오는 승객들도 있고, 또한 호텔에 와서 승무원의 이름을 밝히면서 친구라고 거짓으로 말하며 승무원에게 접근하는 사례들도 있다.


물론 호텔에서 생기는 사건들도 종종 있다. 누군가가 술을 사주면 거절을 해야 한다. 간혹 약을 타서 승무원들이 당하는 경우도 있으며 현지에 사는 친구나 친지를 보러 가지 않는 이상 다른 동료들에게 연락처를 남기는 것은 기본이며 그룹 계획을 짜는 것이 좋다. 집에 있는 가족에게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알리는 것도 또 하나의 응급상황을 막는 기본이 될 수 있다.


많은 승객들이 조금은 그들의 노고를 이해하고 인간으로서 한 번쯤 나의 자식이고, 나의 어머니이고, 나의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이해심으로 망설여서 상처 주는 행동이나 말을 삼가하면 좋겠다.


그들에게 안부를 물어주고 위안을 주는 그냥 평범한 우리의 이웃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아주면 고맙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46.Forgotten war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