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이 가고 겨울이 다가올 때쯤 여주 시댁의 작은 동네에는 늦가을의 정취가 한껏 내려앉아 있었다. 마침 가을과 어울리는 트렌치코트도 입고 왔겠다, 남편에게 사진을 부탁하고 소복이 쌓인 나뭇잎 위에 서서 이리저리 포즈를 잡았다.
그 모습을 보고 계시던 어머님이 아침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해주신다. 아버님이 며느리 온다고 아침부터 마당의 나뭇잎을 쓸고 계셨는데 어머님이 지나가면서 한 마디 하셨단다. "큰 애기는 나뭇잎 밟고 가을 분위기 내는 거 좋아해" 그 한 마디에 아버님은 비질을 멈추고 나뭇잎을 양탄자처럼 고르게 고르게 펴 놓으셨다. 며느리 보여준다고.
다른 날, 시댁에 도착해 주방에 들어서니 화병에 들꽃이 한가득 꽂혀있다. 큰 며느리 온다고 아버님이 꺾어 오신 거란다. 아침부터 집안 정리를 하자며 어머님을 닦달하시고 본인은 길가에 나가 만개한 들꽃을 안고 오셨다. 노란색, 흰색 별사탕같은 예쁜 들꽃을. 며느리 보여준다고.
환대받고 있구나 사랑받고 있구나 사랑은 이렇게 하는 거구나. 이토록 작은 것들로 이토록 큰 사랑을 전할 수도 있구나.이렇게 사랑을 받고 또 배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