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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Jan 05. 2021

유치원의  코로나 단상

긴급 돌봄을 하면서 느끼는 감정

나의 근무지인 이 병설유치원 동네에서는 하루에 10~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는 문자가 하루에도 몇 번씩 울려대고 있다.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1000명대를 육박하며  등교 인원 2/3 수준을 유지하던 체계가 순간 무너졌다.

다시 3월 학기 초처럼 긴급 돌봄을 유지한 채  운영이 되고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병설유치원도 긴급 돌봄 체제를 돌입해 운영되고 있다.

한 반에 아이들이 6~10명 이내로 등원하고 있다.

나는 이 아이들과  돌봄을 기반으로 교육과 병행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정교사들은?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정교사는 4명 중  1명만 출근 교대로 1명씩만 출근한다.


그에 반해  비정규직인 나는 매일 출근한다.

아니 출근을 해야 한다.

나는 긴급 돌봄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당연히 내가 해야 할 일인데 깊이 파고드는 서러움은 뭘까?

아이들이 10명 이내라 비정규직 교사들도 번갈아 가며 출근해도 되긴 하는데  다 출근하고 있다.

어렵게 원장님께  재택근무 얘기를 건의해 보았다.

하지만 비정규직 교사들은 재택근무 시스템이 정립이 되지 않아 힘들다는 것이다.


상사에게  건의한 것을  순간  넘 후회했다.

아...그래 비정규직의 자리가 다 그렇지 뭐;;

부끄럽고 창피했다.



우리 집 아이들의  등교도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어

한 달 이상 아이들만  집에 있다.

 아직 초등학생이라 돌봄이 필요하다.

그래서 며칠만이라도 가정 돌봄을 신청하려 했다. 하지만 가정 돌봄 신청 기준은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까지신청할 수 있다.  우리 아이는 4학년... 오버된 학년이라 신청할 수가 없단다.;;


이 시국에 난 정말 감사한 것이 있다.

바로 우리 두 아이 남매를 낳은 것이다.

아이가 외동이었다면  당장 일을 그만두어야 했을지도 모른다. 코로나로 모든 사설학원이나 공부방 등이 정부 방침에 따라 운영을 했다 닫았다를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심하고 맡길 수 도 없는 현 상황에서  두 아이가 서로 의지한 채 잘 지내고 있으니  그나마 안심이 되고 감사할 뿐이다.





학교 급식실 모습이다. 

 자리마다 칸막이가 세워져 있고 한 칸씩 건너 앉아 급식을 한다. 혹여나 발생될지  모르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하기 위한 방침이다.

평소의 모습대로라면 유치원부터 고학년까지 학년별로 앉아 웃고 떠들며 왁자지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야기 한마디 할 수 없고  앞만 응시한 채 급식을 해야 한다.

어른들인 교사도 적응하기 힘든데 어린 유아들은 더 힘들 것이다.

친구들과 이야기도 할  없고  떠들지 않고  밥만 먹어야  하는 상황... 아이들은 이제 다 적응이라도 한 듯  제법  바르게 앉아 급식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기특하다고 해야 할까?


암튼 코로나로 많은 것들이 혼돈 속에 변화되고 있다.

그 안에 규칙과 체제가 자리를 잡아간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이런 변화와 체계 속에  아이들도 하나씩 맞혀가고 있다.

상상이나 했던가?  마스크를 한시도 벗지 못하고

친구들과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각자의 놀이와 생활을 해야 하는 현실...

두 유아가  근접해서 놀이라도 하는 상황이 발견되면 즉시 거리를 두고 놀이를 하도록 안내해야 한다.


예전에는 친구들과 사이좋게 놀고  서로 안아주고 토닥이며 놀이해야 하는 것 이라며 권유를 하지 않았던가?


해마다 아이들과 재미난 추억과  경험을 만들었던 현장학습은 이제 꿈도 못 꿔 볼일이다.

1년 동안의 우리 아이들의 꿈과 소중한 추억을 모두 앗아간 것만 같아  마음이 아프다.


속상하고 씁쓸하기만 하다.


백신이 개발되어 임상실험에 들어가서   후면 예방주사를 맞을 수 도 있다니  기대하고 있다.

아직 100% 신뢰하기는 어렵지만 희망을 가져보려 한다.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가기는 힘들겠지만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모두 정상 등원해서 활짝 웃으며 생활

 수 있는 모습을  간절히 기대하고 또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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