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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샘 Jan 16. 2021

아들 졸업앨범을보며 나의 졸업식을떠올리다

zoom 졸업식(졸업식이사라졌다)

 

졸업식이 사라졌다

 

도둑맞은 느낌이다.

졸업식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대신 언택트  zoom졸업식이 자리를  차지했다.


오랫동안 사귀었던 정든 내 친구여~

작별인가 웬말인가 가야만 하는가

어디간들 잊으리오 두터운 우리정

다시 만날 그날 위해 노래를 부르자


석별의 정을 나누며 친구들과 졸업식을 나누는 풍경은

이제 저멀리 기억속으로 보내야만 한다는 사실이  쓰라렸다.

사랑스런 우리 아이들의  가슴따뜻한추억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린것만 같아 죄책감 ,책임감이 짓누른다.




초등학교6 학년, 첫째 아들 졸업식을 그렇게 줌으로 몇분만에  치렀다.   

슬펐다.안타까웠다.학교수업도 모자라 졸업식마저 zoom 으로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


 초등학교에서 안내 문자가 왔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을 졸업하는 첫째 아들 학교에서 졸업식을 줌으로 한다는  것이다.

졸업식을 줌으로? 초등학교 졸업식을 줌으로 한다고?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우리 부부는 좀 아니  많이 당황스러웠다.

부모님들 참석해서 같이 축하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는것 까진 바라지도 않았다.

작년 12월에 코로나가 발발하여 부모님들은 교문밖에서 기다리고 아이들만 교실에서 졸업식을 치룬

풍경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이다.


다만

아이들끼리라도  모여서  친구들과 석별의 정을 나누고 기념사진도 찍고 초등학교의 생활을  의미있게 마무리 했으면 했는데...

이것마저 허락되지 않는 이 상황이 실로 웃음을 자아내게 했다.

꽃한다발 안겨줄  시간을 허락치 않았다.

아이의 졸업식을 축하해주는 것이 크나큰 소망이  될 줄은 정말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


정작 아이는 아무 의미가 없는듯 그냥 멋쩍은 웃음만 지어 보일뿐이었다.

안타까움은  부모의 몫이었다.

그럴만도하다.  1년동안 친구들과 같이 수업한것도 정말 손에 꼽을 정도이다.

학교에가서도 사회적거리를 유지하며 대화도 자유롭게  나누지 못한채 수업 4교시까지만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그러니  아이들과 정을 쌓은 시간이  허락되기  만무하다.

이렇게 친구와의 관계가 단절된채 1년을 허망하게 보낸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픈건 나만의 일일까 싶다.


초등학교  첫 졸업식...  초등학교 6년 동안 학교에서 친구들과 수많은 추억들을 되새기며 더없이 소중한 시간으로 채워진 시간들을 아로 새기는날이다.  그리고  새로운 출발을 뜨겁게  응원해주는 날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있는 날을 그냥 맥없이 흘려보내는 것 만 같아 가슴이 아려온다.



시간을 거슬러 나의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시절로 돌아가 잠시 시간여행을 했다.

나의 국민학교 졸업식...졸업식 전날 함박눈이 와서 소복한 하얀눈이 운동장을 가득 쌓인날이었다.


친구들과 마지막 날이라 서로 나 잊으면 안돼라며 부둥켜 안으며 중학교 가서 생활 잘하라고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졸업가를 부를때는 눈물이 볼을 타고 내렸다.

친구들 얼굴은 눈물로 눈과 코가 다 딸기처럼 붉어졌다.

6년동안 정들었던 학교 교정과 선생님, 친구들과 헤어진다고 생각을 하니 너무 슬펐다.

그리고 후배들이 불러줬던 송별가는 또 왜그렇게 구슬프게 들리던지..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졸업식당일 엄마,아버지는 일로 바쁘셔서 오지 못하셨다.

친구들은 엄마아빠가 꽃다발을 안고 사진을 찍고 축하해 주는데 나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이 너무 부러웠다. 나도 꽃다발을 한아름 받고 싶었다. 꽃다발을 안은채 사진을 찍고 싶었다.

교장선생님 말씀이 끝나고 상장수여를 한 다음 우울한 마음으로 학교를 나서려 하는데

친오빠와 동생이 꽃다발을 안고 기다리고 있는게 아닌가?


순간 너무 기뻤다. 그렇게 기다리던 꽃다발이었다.

그래서 얼른 꽃다발을 품에 안고 친구들과 사진을 찍었다.

비록 몇장 안되는 사진이지만 나에겐 첫 졸업식의 풍경을 그렇게 소중하게 담을 수 있었다.

졸업사진을 찍고 운동장에 쌓인 눈으로 한참 눈싸움을 하고 짜장면집으로 들어가 짜장면을 먹었다.

그때 먹었던 짜장면 맛은 잊을 수가 없다.


사랑스런 아이들과 나의 어릴적 사진을 보고 그때의 졸업풍경을 얘기한다.

 아이들은 지금과는 사뭇 다른 졸업식 풍경에  즐거워 한다. 나 또한  과거로의 추억여행으로 가슴 한켠이 따뜻해진다. 이제 그 공감할 만한 이야기 소재도 사라져 간다.

아니...희망을 가져보련다.

코로나 예방백신이 발견 되었다고 하니  희망을 갖고 코로나로 부터 안전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단연 바라컨대 우리아이들의 소중한 꿈과 추억을 다시 되찾아 주고 싶은 간절한 바램뿐이다.

둘째 딸아이 졸업식은 꽃다발 한아름 안겨주며  맘껏 축하해줄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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