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치원에서는 "우리나라"를 주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징물을 시작으로 우리나라의 전통, 우리나라의 문화 주제를 확장하며 수업을 이어갔다. 우리나라의 전통노래인 국악동요 중 "모두 다 꽃이야"를 불러보았다. 이 노래를 부르는 6살 유아들이 어찌나 귀엽고 예뻐 보이는지... 그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이 노래를 선정하게 된 이유는 노래 가삿말이 하나하나 울림을 줄 뿐만 아니라 사람 개인마다 다 소중한 존재임을 자각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국악동요를 물색하던 중 산, 들, 길가, 어디에 피어나도 , 이름 없이 피어도 다 소중한 꽃이 된다는 가삿말에 멈칫했다.
이 가삿말이 우리 삶을 직시하는 듯했다. 우리는 다양한 가정의 형태에서 태어나 자란다. 부유한 가정, 불우한 가정, 한부모 가정, 다문화가정 등 어느 가정에 태어났든지 그 여하에 관계없이 우리는 모두 세상에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인식하라는 뜻 같았다.
그래서 우리 반 유아들에게도 노랫말에 담긴 뜻을 전달하려 애썼다. 비록 이제 6살인 유아들에게 깊이 전달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부터 "나와 친구는 모두 소중하고 서로 존중해야 해요."라는 인식을 강하고 깊게 심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봄, 여름, 계절에 관계없이 피어나도, 몰래 피어도 꽃이고, 아무 데나 피어도, 생긴 대로 피어도.
이름 없이 피어도 모두 다꽃이란 가삿말에서 뭉클했다. 아무 데나 생긴 대로 이름이 없어도 모두 다 꽃이라니...
요즘 낮아진 자존감에 조금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나를 향한 메시지인 것 같아 반갑고 지친 마음을 살포시 안아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교실 안 20명 유아들도 각각의 특성과 개성이 다 다르다.
수줍은 아이, 발표를 잘하는 아이, 자주 우는 아이, 예의 바른 아이, 승부욕이 강한 아이, 불안 애착이 있는 아이, 공격적인 아이, 활발한 아이, 노래를 잘하는 아이 등 다양한 유아들이 한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고 있다.
우리가 중시해야 할 덕목은 존중이다.
존중이란, 사람이나 사물 그들의 존재만으로 존중할 가치가 있음을 인식하고 그 가치에 대하여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유아기는 인격형성에 결정적 시기이기도 하다. 유아기부터 타인을 배려하고 더불어 존중하며 협력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는 인성교육이 절실히 필요하다.
교사인 나 또한 유아들을 한 인격체로서 존중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반에는 다문화가정 유아가 있다. 그런 이유인지 유아의 언어발달이 많이 늦다. 구사할 수 있는 언어도 많지 않고 말을 하더라도 발음이 부정확하여 소통에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처음에는 그 유아의 환경과 상황을 고려하여 귀담아들으며 시범과 모델링을 보이며 언어를 가르쳐 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한계에 수시로 부딪혔다. 나도 모르게 '이 아이는 언어 소통이 어려운 아이'라고 단정 짓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야기 나누기 시간에도 참여를 잘 시키지 않고 기회마저 잘 주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이아이를 존중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스쳤다.
유치원 현장에는 다문화가정 유아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이 유치원에 근무하면서 수많은 문화 유아들을 만났다. 중국, 일본, 필리핀뿐만 아니라 유럽 쪽 유아들도 만난 경험이 있다. 다문화 유아들을 만나면서 소통의 부재가 제일 컸다. 소통에 문제가 생기다 보니 또래관계 형성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상황을 직시할 때마다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유아들을 존중하지 못하고 내가 안고 갈 숙제처럼 중압감을 느꼈다.
이 소중한 아이들을 어려운 과제가 아닌 소중한 꽃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함을 인식했다.
이 아이들에게 조금씩 사랑의 눈길과 시선으로 양분을 주다 보면 언젠가는 활짝 웃는 꽃으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부푼다.
각자의 색채감을 발하며 활짝 피어난 코스모스들
이 국악동요를 접하고 집 근처 계양 꽃마루를 찾았다.넓은 대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코스모스와 국화를 보니 절로 "모두 다 꽃이야"라는 노래가 흥얼거려졌다.
한들한들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이 사랑스러운 아이들 같았다. 다양한 색채감으로 맘껏 뽐내는 코스모스와 국화 등 다양한 꽃들을 보며 우리 아이들도 자신만의 예쁜 색으로, 자신만의 향기로 물들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수 있는 아이로 자라났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계양꽃마루 꽃들과 함께
나에게도 주문을 걸며 하루를 시작해본다
"나는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소중하고 아름다운 꽃이야!"
" 부정의 꽃 향기가 아닌 희망과 긍정의 꽃향기를 내뿜을 수 있는 하루로 채워보자"
소중한 꽃 같은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오늘도 웃음꽃을 맘껏 피울 수 있는 시간들로 채우기 위해 노력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