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크리스마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by 에메

지난 주말, 나는 두 번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다.


하나는 가족과 함께하는 소소한 자리였고,

또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었다.


케이크 위에 초가 켜지고,

나는 꼭 소원 빌자!라고 한다.

나는 늘 그 순간을 좋아한다.

어쩌면 조금은 유치해 보일지 모르지만,

초를 불고 소원을 비는 그 과정이 내겐 특별하다.

작은 불빛이 꺼지는 찰나에,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은밀히 피어오르는 바람을 담아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크고 거창한 바람이 아니라,

아마도 지금 이 순간처럼 소박하고 따뜻한 시간이 오래 이어지기를 바랐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웃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며,

나 자신을 조금 더 아끼는 삶을 살기를.


초가 꺼진 자리에는 잠시 어둠이 머무른다.

그리고 적막도 흐른다.

사실, 소원은 말로 다 하지 않아도, 지키고 싶은

그리고 이루고 싶은

혹은 유지하고 싶은 무언가 있다면

언젠가 지금 내가 빌었던 그 소원이

고개를 들어 내 앞에 펼쳐질 날이 오리라.


또 많은 인연이 새로 생겼고

또 많은 인연이 스쳐갔다.


아쉬운 순간도 있었고

가슴 벅찬 순간들도 있었다.


새해에는

가슴 벅차게 행복한 순간들이 더 많기를

그리고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솔직히 수많은 소원을 빌고 있지만

잘 기억이 안 날 때도 있고

어쩌면 기억하지 않아도 괜찮다.

소원은 말로 남기지 않아도,

이미 내 삶 속에서 조금씩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의 초가 꺼진 뒤에도, 그 따뜻한 마음은 여전히 내 곁에 머물러 있다.


어쩌면 소원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깨닫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가족과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공연을 보고 저녁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빌었던 소원의 본질이 아닐까.


크리스마스는 지나가지만,

그날의 불빛은 내 마음속에 오래 남는다.

나는 다시 초를 불며 소원을 빌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그때도 아마 같은 소원을 빌 것이다.

소박하고 따뜻한 삶,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

그리고 나 자신을 조금 더 사랑하는 마음.

그것이면 충분하다.


작가의 이전글끝내 자라나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