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 자존심

나의 일상 #15

by 에메

우리 학원은 담임제이다.

특히

중학생이 되면

본인이 공부하기 싫은 것들을 선생님의 탓으로 돌릴 때가 있다.

그러면

학원을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우리 학원은 수많은 선생님들이 있게 때문에 이반이라는 선택을 종종 하기도 한다,


나는 원래 아이들과 성향이 잘 맞아,

비교적 선호받는 담임이었다.

교실 안에서 웃음이 많았고, 아이들이 나를 편하게 대하는 모습을 보며 작은 보람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며칠 전

한 학생이 갑자기 이반을 하겠다고 했다.


즐겁게 수업하는 학생이었는데

이유는 묻지 않았다.
혹시라도 나에 대한 문제일까 봐, 그 마음을 더 무겁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학생이 옮긴 반의 담임이 평소 나에게 다른 선생님들에 대한 평가를 자주 하시던 분이라는 점이었다.
문득, 그 선생님께서 이반의 이유를 나누며 나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그 순간,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내 이름이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 오르내리는 상상을 하자, 마음이 편치 않았다.

하지만 곧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게 정말 중요한 걸까?”

남의 시선, 남의 말, 남의 평가.
그것은 결국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내가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오직 나의 하루, 나의 수업, 그리고 아이들과 마주하는 순간뿐이다.


나는 이미 아이들이 좋아해 주던 선생님이었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니 남의 말에 흔들릴 필요도 없다.
내가 잘하면 된다.
아이들과 함께 웃고, 배우고, 살아가는 그 순간에 집중하면 된다.


남의 시선은 바람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내가 쌓아가는 하루의 진심은 오래 남는다.
오늘도 나는 마커를 들어 칠판에 글자를 새긴다.
그 작은 글자들이 모여, 결국 나를 증명해 줄 것임을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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