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게 나쁜 걸까?

by 에메

새 학기를 맞이하여

나의 아이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나 역시 바빴지만,

아이들 덕분에 그 바쁨이 매해 다른 모습으로 찾아온다는 게 참 재미있고 즐겁다.


아침에는 아이 외할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씨에나가 변한 것 같아.”
“응?”
“내가 운전면허증 좀 보여달라고 했더니 귀찮다고 나중에 보여주겠다고 하더라. 예전에는 내 말도 잘 들어주더니..”


순간 나는 생각했다.


변하는 게 나쁜 걸까.


물론 할머니의 요청을 바로 들어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순간적으로 귀찮다는 감정이 앞섰을 수도 있었다.

그것이 곧 나쁜 변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그전에는 부모나 조부모의 강압적인 부분에 대하여 무조건 순종이라는 아이다운 혹은 학생 다운 모습이 있었다면,

아이가 자라면서 자기 의견을 표현하고,

때로는 거절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도 성장의 한 과정이 아닐까.


부모가 우선이고

가족이 우선이던 삶에서

자기의 상황이 우선인 삶


그것이 나쁠까.


변한다는 건 단순히 예전과 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간다는 뜻이었다.

어른의 눈에는 아쉬움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아이에게는 독립성과 자기 주도성을 키워가는 과정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 할머니한테 운전면허증 좀 보여드리지 그랬어. "

" 지갑에서 꺼내고 뭐 하고

그냥 나중에 가방 들고 있을 때 보여드리면 되지. "

" 그럼 그렇게 이야기를 했었다면 더 좋았겠다. "

" 으이그, 할머니는 그 사이에 그걸 또 엄마에게 이야기를 했어? 엄마도 피곤하겠다. 나중에 기회 될 때 보여드리고 이야기할게. 급할 거 없잖아. "


아니야

피곤하지 않아.

그냥 엄마는

너의 작은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그 속에서 성장과 이해를 발견하는 게 너무 즐겁거든.


결국 변하는 건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조금 더 넓고 깊은 세계로 이끌어주는 자연스러운 흐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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