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이에서 살아가는 나
박사 논문 프로포절한 지 13개월째.
이제 60% 진행되었다.
여전히 가장 큰 고비가 남았다.
계획한 대로 착착 진행될 줄만 알았던 박사 논문은 내 예상을 깨고 매 단계에서 예측할 수 없는 고난을 주었다.
'이래도 계속할 거야?'라며 악마가 속삭이는 듯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내 불안은 점점 높아져만 갔다.
얼마 전 근무하고 있는 상담 센터에서 새로 도입할 스트레스 검사를 시범적으로 해보라고 하였다.
검사 결과를 보니 불안이 매우 높았다.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한들 결국 불안은 떨쳐낼 수 없는 존재일까.
불안에 오들오들 떨다가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 신뢰'라는 책을 사서 읽고 있다.
자기 신뢰를 굳건히 할 수 있는 처방약을 원했지만 생각보다 책 내용이 어려웠다.
절반쯤 읽었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 못한 느낌이다.
미래에 대한 걱정은 불필요한 불안을 낳는다더라.
다가올 수도 그렇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는 건 사서 고생하는 거라나.
그러나 걱정을 떨쳐낼 수가 없다.
한 두 번 고난을 맞이했으면 모를까, 1년 동안 쉴 새 없이 훅을 맞으니 고난을 이겨낼 정신력도 많이 바닥난 것 같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나날이 조금씩 아주 조금씩 성장해나가고 있다.
어느 글을 보니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어제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라고 하라더라.
논문을 쓰든, 상담을 하든, 노래를 듣든, 게임을 하든 어떤 경험이든 다 유의미한 의미를 주지 않을까.
아들러가 열등감이 인간의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이라고 말한 것처럼,
자기 불신도 자기 신뢰의 안티 테제로서 작용하는 것 아닐까.
무작정 자기 신뢰만 한다면 그것도 이상하다.
그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것일까.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