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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디자인을 재산으로 만드는 법
by 김태수 Nov 30. 2018

라비또, 토끼 모양 디자인으로 세계를 사로잡다

 여러분, 이런 스마트폰 케이스를 아시나요? 이 깜찍한 스마트폰 케이스는 한국 디자이너가 만든 것입니다. 바로 곽미나 대표의 디자인인데요. 곽미나 대표는 2010년 영국으로 유학 길을 떠났다가 현지 디자인 전시회에 토끼 귀 모양의 스마트폰 케이스를 출품하였습니다. 해외 바이어들은 이 스마트폰 케이스에 엄청난 호응을 해주었고, 이러한 호응에 힘입어 곽미나 대표는 ㈜라비또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라비또의 토끼 귀와 꼬리털이 달린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해외 스타들의 통화하는 모습이 매스컴에 오르내리자 급속한 입 소문을 타게 됩니다. 라비또는 창업 초기부터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는 커다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출처: 라비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라비또는 독특한 디자인을 발판으로 창업된 회사인 만큼,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습니다. 직접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니 기술과는 동떨어져있다고 봐야 합니다. 보통 한국에서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혁신 제품이 탄생한다는 고정관념이 있는데,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라서 좀 어색합니다. 규모가 있는 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은 첨단 기술을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디자인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 유리합니다.


 디자인이 핵심 경쟁력이라면 디자인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디자인권을 확보하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짝퉁’이 팔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라비또의 스마트폰 케이스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게 되면 짝퉁이 우후죽순 등장하게 되고, 이때 디자인권은 이 골치 아픈 상황을 벗어나게 하는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디자인권은 다른 사람이 비슷한 디자인으로 제품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이제 곽미나 대표가 어떤 디자인권을 확보했는지 함께 보시지요. 다음과 같이 토끼 귀가 달린 스마트폰 케이스로서 가장 기본적인 디자인입니다. 곽미나 대표의 등록디자인은 제30-0600219호입니다. 특허, 디자인, 상표를 포함하는 지식재산 분야에서는 이런 번호를 통하여 지식재산을 식별합니다. 주민등록번호처럼 말이지요. 앞의 ‘30’은 디자인을 뜻합니다. 창작자와 디자인권자가 모두 곽미나 대표입니다. 창작자는 디자인을 창작한 사람이고, 디자인권자는 디자인권을 소유하는 사람이나 회사입니다. 2010년 12월 30일에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여 2011년 5월 20일에 등록받았습니다. 디자인 등록을 신청하고 등록하는데 6개월 정도가 소요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곽미나 대표는 토끼 귀뿐만 아니라 토끼 꼬리털이 달린 다음과 같은 디자인도 등록합니다.


등록디자인 제30-0600219호, 제30-0721123호


 디자인권은 사업을 지키는 권리이지만 내용은 상당히 간단합니다. 별다른 내용은 없고 휴대폰 케이스라는 물품에 사용되고, 도면에 나타난 디자인이 자신의 권리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보한 디자인권이 곽미나 대표의 사업을 든든히 지켜냅니다.


 디자인이 곽미나 대표의 핵심 경쟁력이지만 브랜드도 권리로 확보해야 합니다. 브랜드는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도우며 다른 디자인이나 제품을 연결해주는 경영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브랜드는 지식재산 분야에서 상표권이라고 합니다. 곽미나 대표는 영어 ‘래빗(rabbit)’과 한글 ‘토끼’를 합성하여 라비또(rabito)라는 브랜드를 확정하고, 2010년 9월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상표권을 확보하였습니다. 상표등록 제40-0891809호입니다. 상표권은 ‘40’으로 번호가 시작됩니다. 상표등록 신청은 상품을 지정해야 하는데요, ‘rabito’라는 상표는 ‘휴대폰 케이스’를 상품으로 지정하였습니다.


상표등록 제40-0891809호


 곽미나 대표는 디자인권과 상표권이라는 지식재산에 기반을 두고 성공적으로 라비또를 2011년 4월 창업하였습니다. 창업 한 달 뒤부터 영국, 이탈리아 미국의 백화점 등에 라비또의 상품이 진열되는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토끼 모양 스마트폰 케이스가 유명해지자, 곽미나 대표는 토끼 모양 디자인을 다양하게 응용하여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토끼 모양 디자인은 머그컵, 빈백(bean bag) 소파, 유아용 의자, 케이블 홀더, 모니터 메모보드에 응용되어 상품화되었습니다. 물론 다음과 같은 디자인권을 먼저 확보하는 순서를 밟았지요.


등록디자인 제30-0767994호, 제30-0779361호, 제30-0855961호, 제30-0703833호, 제30-0721137호


 라비또의 토끼 모양 디자인은 단순히 한 제품의 디자인이 아닌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토끼 모양 디자인은 라비또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고 꾸준히 응용되면서 브랜드의 가치는 더해질 것입니다. 기존에는 기술이 밥 먹여준다고 생각했었지요. 이제는 기술만이 혁신의 대상이 아니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도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도 기술 상향평준화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부각할 것입니다. 곽미나 대표의 사례는 기술을 중심에 두지 않는 창업자나 디자이너에게 큰 희망을 안겨줍니다.


디자인은 기업의 권리이자 재산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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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azine 나의 디자인을 재산으로 만드는 법
소속변리사 직업출간작가
특허, 디자인, 브랜드에 푹 빠져 살고 있는 변리사입니다. 알기 쉽게 지식재산을 설명하려고 노력하며, 최근 "특허 콘서트"라는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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