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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선생의 일필휘지 Sep 07. 2022

리더의 책임감

"나의 주군은 자기가 살기 위해 우리를 방패막이로 삼더이다."

"그러나 장군은 병사들을 대신해 직접 전장에 뛰어드셨습니다."

"저는   번도 그런 주군을 섬겨본 적이 없습니다. 부디 저를 거두어 주소서."


위의 대사는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 나오는 항왜 군사 준사(김성규)가 이순신 장군 (박해일)에게 조선으로 귀화하여 불의(不義)의 일본군과 싸우겠다고 다짐하는 장면의 모습이다.


필자는 '한산: 용의 출현'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 중에 하나로 위의 장면을 꼽는다.

평소 '리더는 왜 존재하는가?,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해 관심이 많은 필자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감동하여 자신의 국적까지 버려가면서 조선군에 합류하고자 하는 항왜 군사 준사의 모습에서 뜨거운 공감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존경심이 다시 한번 샘솟아 났다.


유명한 정치인이나 리더들은 늘 '리더의 책임감'에 대해서 강조한다. 그리고 자신의 비전을 선언한다.

그러나 안 좋은 결과가 발생할 경우 '책임지고 사퇴한다'라는 식으로 문제 상황에서 도망치고자 하는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문제 상황을 끝까지 책임지고 정리하는 리더를 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더의 그런 행동은 자신만 살고자 하는 모습일 뿐 그를 믿고 따랐던 구성원들은 사지(死地)에 남겨두고 떠나는 무책임한 모습이다.


이순신 장군은 '의(義)와 불의(不義)의 싸움'인 임진왜란의 전장에서 오직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며,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일본군의 침략에 필사즉생의 각오로 모든 것을 다 바쳤다. '적의 머리를 베지 마라. 한 놈이라도 더 쏘아 죽여라. 너희의 논공은 내가 보는 바가 아니냐(실적을 챙기지 말고 실질적인 승리를 위해 행동하라)'라고 강조하며, 전장에 임하는 군사들에게 가장 본질적인 부분에 집중하도록 독려했다. 또한 전쟁에서 우리 군의 전사자가 발생하면 희생자의 시체를 고향으로 보내어 장사를 지내도록 하고, 남겨진 가족들에게는 휼전 (정부에서 이재민 등을 구제하기 위해 내리는 특전)을 통해 보상하게 했다.


이처럼 이순신 장군은 자신이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지시하고, 또한 좋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지라도 구성원들의 희생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지는 마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리더는 성과를 내야 하는 자리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성과는 구성원들과의 협업을 통해서 달성할 수 있는 과업이며,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그것의 공과 책임은 구성원들과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리더의 본분일 것이다.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네 탓'이라는 생각은 리더들이 가장 멀리해야 할 마음가짐이다.


* 본 게시물은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보고 느낀 점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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