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 가르기’
편 가르기는 조직의 건강한 성장과 구성원의 성취 의욕을 꺾는 매우 부정적인 현상 입니다. 오죽하면 편 가르기를 ‘망국의 불치병’이라고 부르겠습니까?
특히 편 가르기의 중심에 조직의 리더가 자리 잡고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편 가르기 이상의 악영향을 조직과 구성원에게 가져다줄 것입니다.
제가 목격했던 몇몇 리더들은 ‘편 가르기’를 마치 2002년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히딩크 감독처럼 ‘상호 경쟁을 통해 역량을 확보하는 육성방안'인 것 마냥 포장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스스로의 명분은 그럴지 몰라도 자신의 편이 아니거나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본다면 그것이 과연 ’경쟁을 통한 역량 확보‘ 인지 의문이 듭니다.
편 가르기의 중심에 리더가 있다면, 조직과 구성원은 어떤 폐해를 겪게 될까요? 편 가르기의 폐해는 매우 다양하지만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리더가 편 가르기를 하면,
첫 번째, 조직 내에 다양한 역량을 활용하지 못하고 근시안적으로 조직을 운영하게 됩니다.
편 가르기의 중심에 리더가 있다면 리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목소리만 듣게 되고, 그들의 목소리에 도취되어 모든 현상을 자신의 프레임 안에서만 판단하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리더는 자신의 집단에 속하지 않는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역량을 조직성과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활용하지 못하게 되어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조직을 운영하게 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 조직 구성원 간에 상호 불신과 갈등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리더의 판단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집단과 그것에 반대하거나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는 집단이 있다면, 리더는 당연히 자신을 지지하는 집단에게 더 많은 인정과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그 집단에 속하지 않는 구성원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를 부여받게 될 것이며, 이는 두 집단 구성원 간의 불신과 갈등을 조장하여 팀의 단합을 저해시킬 위험성이 있습니다.
세 번째, 편 가르기는 본질(일, 성과)이 아닌 것에 많은 자원을 낭비하게 합니다.
조직 내 편 가르기 그리고 그것의 중심에 리더가 있다면, 구성원들은 일의 성과를 내는 것보다 리더의 의중을 예측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됩니다. 그럴 경우에 성과 창출을 위해 쏟아야 할 구성원들의 ‘금쪽같은’ 자원(시간, 노력, 집중력 등)이 리더의 의중을 확인하는 과정에 소모되게 되고, 이것은 궁극적으로 자원의 낭비와 근로 의욕 저하라는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위험성이 있습니다.
리더의 생각은 조직 행동의 기준이 되므로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것의 원천이 자신과 자신의 뜻을 따르는 특정 집단의 목소리에 편중된다면 그 조직은 건강한 성장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해불양수(海不讓水) 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다는 어떤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거대한 대양을 이룬다는 뜻 입니다.
우리 조직의 리더들도 물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바다처럼 모두의 생각을 균형적으로 품는 포용의 리더십으로 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드는 선봉장이 되어주시길 응원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