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된 의사결정 기준의 중요성

흔히들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고 한다. 지명타자를 포함한 10명의 선수 중에서 투수가 경기의 승패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투수는 누구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을까? 타자? 포수? 아니면 야구장을 찾아주신 야구팬들? 여러 가지 관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마도 심판의 판정일 것이다. 특히 주심은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의 스트라이크, 볼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투수의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흔히 야구 중계를 보다 보면 "오늘 주심은 높은 볼에 손이 많이 올라간다(스트라이크 판정을 한다)."라고 할 정도로 스트라이크 존은 정해진 규정과 함께 심판의 주관이 일부 작용한다. 그러면서도 야구 중계에서는 "높은 볼을 잡아주더라도 일관적으로 잡아준다면 문제 될 것이 없고, 투수는 그것을 100%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라고도 한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 규정에 정해진 기준이 있을 텐데 심판의 주관이 개입된다니? 그것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스트라이크 존은 입체적인 공간이며, 타자 각 개인마다 신체 사이즈가 다르고 타격을 할 때 몸의 움직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스트라이크 존은 심판의 주관이 일부 개입되어 운영될 수 있다.

문제는 심판이 설정한 스트라이크 존이 일관되게 적용되지 못할 때 발생된다. 심판도 사람이기 때문에 매번 날아오는 공을 완벽하게 판정을 할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매번 날아오는 공을 다른 기준으로 판단하게 되면 투수는 물론 타자까지도 경기력에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야구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계에서 갑론을박이 끊임없는 발생하는 영역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미국 마이너리그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위해 로봇 심판을 경기에 직-간접적으로 활용하여 스트라이크 판정 오류를 줄이겠다고 하겠는가?

야구에서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못지않게 조직에서 리더의 의사결정 기준도 구성원의 업무 수행과 성장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저 직급 직원들의 경우 자신의 재량보다는 리더의 의사결정 기준에 의존하여 업무를 수행하는 경향이 크다. 그렇기에 리더의 의사결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거나 쉽게 움직인다면 실무자가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리더의 의사결정 기준은 '나를 따르라!' 라며 적진(문제 및 과제 상황)으로 돌진할 때 단 하나의 의심 없이 온몸을 던질 수 있도록 명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만큼 리더의 의사결정 기준은 업무를 추진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의 업무 흐름이 완료되기 전에 이 방향, 저 방향으로 기준이 움직인다면 업무의 추진은 물론이고 리더에 대한 신뢰감마저 흔들릴 수 있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는 죽는다는 말이 있다. 리더가 유연한 의사결정이라는 명분으로 바꾼 기준이 실무자에게는 엄청난 혼란과 사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리더의 의사결정 내용은 바뀔지라도 의사결정 기준은 쉽게 바뀌면 안 되는 것이다. '생각은 깊게 말은 무겁게'라는 말이 있듯이 리더들의 의사결정 기준과 업무 지시는 성공적인 업무 수행은 물론이고 실무자의 성취감과 동기부여라는 측면에서도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하며, 결정되었다면 실무자가 다른 고민 없이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줘야 할 것이다.

* 스트라이크 존

스트라이크 존이란 일반적으로 홈 플레이트 모양을 타자의 무릎 아래 부분에서부터 어깨의 윗부분과 허리띠의 중간 지점의 높이의 가상공간에 띄워놓은 구간을 의미하며, 그곳에 공이 통과할 경우 스트라이크로 판정하고 타자의 스윙과 관계없이 3번의 스트라이크가 판정되면 타자의 타격 기회는 상실(아웃)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