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dealist May 20. 2021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

전홍진, 글항아리, 2020

나는 무척 예민한 사람이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타인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내 식으로 받아들여서 만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변에 친구나 지인이 몇 안 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것이 편하다.

누군가를 만나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내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간 이유는 회사 대표와의 불화로 인해 나타나는 몇 가지 증상 때문이었다.

한참을 얘기하고 나니 내 병명은 공황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였다.

그리고 꽤 오랫동안 병원을 다녔고 지금도 약물치료를 계속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15쇄까지 출간한 베스트셀러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내용은 예측이 가능했고, 

저자가 제시한 해결 방법은 혜민스님의 그 한 마디 같은 느낌이었다.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는 말이다.

저자는 서두에서 책을 읽고 함부로 자신의 병을 예측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읽다 보면 '난...가..?'라는 의문을 계속 품게 된다.

의문이 확신이 되면 가까운 주변인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병원에 가면 된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래와 같다.

 



적당한 좌절은 어린 시절에 자존감을 만들고 마음의 맷집을 키우는 데 중요하다. 가풍이 있는 집안일수록 아이에게 모든 것을 다 해주지 않고 적당한 좌절과 성취감을 얻도록 도와준다. 어릴 때부터 적당한 조절을 안정적으로 경험한 사람들은 자신의 좌절을 극복하기 위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길 즐긴다. 하지만 좌절만 있어서는 안 된다. 잘한 일에는 보상이 뒤따라야 하는데, 칭찬이나 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성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어느 정도의 좌절은 견디고 넘어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만일 내가 견딜 수 없는 심각한 좌절을 맞닥뜨리게 된다면 안전기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모나 친구 혹은 주위 사람의 도움으로부터 해결되지 않는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데 주저하지 말자.




정신건강의학과를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회는 이제야 마음의 병을 인정했고, 그 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우리는 각종 범죄를 통해서도 알게 되었다.


각설하고,

결국 책의 마지막 챕터를 남겨두고 덮었다. 

이 책은 매우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사람들이 매우 예민해지면 어떻게 되는지를 말한다.

그러니 예민한 사람들이 어떤지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보시길 권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절대 스스로를 진단하지 말자.



작가의 이전글 <고기로 태어나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