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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 Jan 31. 2017

1월 1일에 한 살 더 먹는 나라.

그게 떡국 때문이었다니...!

아... 이 글은 설날 전에 올려야 했는데...

게으른 나는.ㅜㅜ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가 뭐... 이제라도 올린다.ㅋ


2014년 5월 쯤으로 기억하는데,

각 나라에서 TOMS를 전개하는 여러나라의 사람들이 LA에서 모였던 적이 있다.


뭔가 진지한 업무와 미팅은 모두 끝난 편한 저녁 자리였는데,

영어가 길지 않은 나는, 대체로 그랬듯 중국인들과 대화를 하다가.

한국 식으로

 '너 몇살이야?, 아 그러면 XX년생 이겠네?'

뭐 그러다가 그들은 1월 1일에 나이를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됬다.


헐...

1월 1일에 한 살을 더 먹는 게 당연히 중국에서 온 문화일 거라고 생각한 나는 당황하며, 놀라기도 하며... 그럼 일본에서 온 건가? 싶어서.

 '어이 케스케(일본 TOMS 매니저)- 이리 좀 와봐. 너희도 1월 1일에 한 살 더 먹지?'

라고 물었는데,

 '1월 1일에 나이를 왜 먹어? 생일에 먹지.'

라는 답을 듣고 충격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대만도, 홍콩도, 말레이시아도 마찬가지였다.

중화권은 혹은 동북아권은 다 그럴 것이라는 평소 지식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왜?? 왜 우리만??

왜 우리만 나이가 애매하게 두 개야??


해서 좀 찾아보니, 어찌보면 별 것 아니지만 달리보면 또 놀라운 사실이.ㅋㅋ


음식이 문화를 구성하는 한 부분이지만,

음식문화가 언어, 종교, 의복 등과 함께 문화권을 구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보니,

음식이 문화 속의 어떤 룰을 정하기도 한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는다.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설날에 떡국을 먹기 시작했는지는 옛 문헌자료가 많이 남지 않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조선 순조 때의 서적인 '동국세시기'의 정월편에 '떡을 돈같이 썰어 국을 끓여 먹는다'고 하였다.


새해 첫날인 설날에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집안 어른께 세배를 하는데, 이날 차례상에 올릴 음식과 세배 온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음식들을 세찬(歲饌)이라 칭했다. 세찬에는 떡국 외에도 만두, 세주, 족편, 각종 전유어, 식혜, 수정과, 햇김치, 나박김치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떡국’이리라.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1819)에는 항간에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나이를 물을 때 ‘너 지금껏 떡국 몇 그릇이나 먹었느냐?’고 한다”고 기록되어 있기도 하단다.


그래서인 지 떡국에 ‘첨세병(添歲餠; 나이를 더 먹는 떡)’이라는 별명이 있었다는 것도 재미있다.


또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朝鮮相識問答)』(1948)에는 “흰색의 음식으로 새해를 시작함으로써 천지 만물의 부활신생을 의미하는 종교적 뜻이 담겼다. 새해 첫날에 1년을 준비하는 깨끗하고 정결한 마음가짐을 갖고자 하여 흰 떡국을 끓여 먹는데, 그래서 떡국은 순수무구한 경건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되어 있단다.


그 뿐 아니라 길쭉한 모양(가래떡)으로 떡을 뽑아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도 있었으며, 이를 동그란 돈모양으로 썰어 먹으며 재물이 풍성하기를 기원하기도 했다.


가만보자...

종교적인 정결하고 순수한 의미를 세속적인 욕구와 함께 담다니!! 대박인데?

이것은 마치... 현대의 종교가... 아니다 그만 하자.


어쩌다보니 문헌까지 들먹이며 글이 떡국의 유래와 의미까지 번졌으나...


우리나라가 1월 1일이 되면 한 살 더 먹게된 것은.

그래서 만 나이를 따로 세어야만 하는 꽤 번거로운 문화를 갖게 된 것은...


새해가 되면 전 국민이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아버지와 둘러 앉아 첨세병(添歲餠)인 떡국을 먹으며

 '너희들 떡국 먹고 한 살 더 먹었으니 더 의젓해져라.'

 '난 두 그릇 먹었으니 두 살 더 먹었네, 이제 형이라 불러라 임마.'

뭐 이런 대화를 주고 받으며 생긴 문화일 것이라고 확신에 가까운 추정을 해본다.


나이를 두 가지로 세어야 하는 불편이 있어서.

그래서 누군가 나서서 '우리도 국제표준에 맞게 만으로 통일하자!' 라고 외쳐주길 바라던 나는...


우리나라가 나이먹는 법에 대한 이런 이유들을 찾아보며.


서구국가들과는 당연히 다르고,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을 받지 않은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라는 것이.

뭔가 더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도 자연스럽지는 않다.

정부가 하나로 통일하자고 하면.

반대하진 않을 거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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