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디어셀러 Apr 15. 2017

23. 비유와 상징

책의 주제가 종교나 철학, 또는 물리학이나 수학 등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면 현실 세계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찾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럴 때는 우화나 비유, 상징도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예수나 부처, 공자, 마호메트 등의 성인들이 즐겨 사용한 방법이기도 하다.      


예수의 비유     


세계 4대 성인 중에서도 특히 예수는 비유의 천재였다. 온갖 핍박 속에서도 예수의 가르침이 온 세상에 퍼진 데에는 비유의 힘이 크다. 예수의 비유는 간결하고 함축적이며 이해하기 쉽다. 예를 들어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라’는 비유를 보자.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이는 매우 세련된 비유다. 왼손과 오른손은 협력적인 관계이면서 동시에 대조적인 관계이다. 왼손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오른손이 모를 리 없다. ‘네가 하는 선행을 가장 가까운 사람도 모르게 하라’는 메시지를 이보다 더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글쓰기와 병법     


다음은 연암 박지원이 《연암집》에서 글쓰기를 군대에 비유한 부분이다. 오늘날의 시각에서 봐도 신선한 대목이 많다.     

“글을 잘하는 자는 병법을 아는 것일까? 글자는 비유하건대 병사이고, 뜻은 비유하면 장수이다. 제목이라는 것은 적국이고, 전장(典掌) 고사(故事)는 싸움터의 진지이다. 글자를 묶어 구절이 되고, 구절을 엮어 문장을 이루는 것은 부대의 대오(隊伍) 행진과 같다. 운(韻)으로 소리를 내고, 사(詞)로 표현을 빛나게 하는 것은 군대의 나팔이나 북, 깃발과 같다. 조응이라는 것은 봉화이고, 비유라는 것은 유격의 기병이다. 억양 반복이라는 것은 끝까지 싸워 남김없이 죽이는 것이고, 제목을 깨뜨리고 나서 다시 묶어주는 것은 성벽을 먼저 기어 올라가 적을 사로잡는 것이다. 함축을 귀하게 여긴다는 것은 반백의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이고, 여음이 있다는 것은 군대를 떨쳐 개선하는 것이다.”  

  

위상수학과 기하학     


2008년에 방영된 EBS 다큐프라임, ‘피타고라스의 정리의 비밀’ 3부에서는 위상수학과 기하학을 등산에 비유해서 쉽게 설명했다.      

“산꼭대기를 올라갈 때 우리는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할 수 있겠죠. 먼저 과연 꼭대기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있는가. 그리고 갈 수 있다면 가장 짧은 등산길은 어떤 것인가. 그 두 가지 문제가 있겠죠. 꼭대기까지 가는 길이 있느냐 하는 게 바로 한붓그리기 같은 것을 다루는 위상수학의 문제이고, 짧은 거리, 그리고 얼마나 짧은가 하는 것을 다루는 것이 기하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모던과 건물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 채사장은 포스트모더니즘을 건물의 해체에 비유한다.     

“포스트모던, 탈근대, 현대는 같은 말이며, 모두 근대를 넘어서는 시대를 말한다. 여기서 근대를 넘어섰다는 것은 근대 이성 중심주의를 극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탈근대는 이성에 반대하는 반이성을 특징으로 하고, 근대적인 합리성, 효율, 주체, 질서, 규율, 규칙, 통제, 발전, 성장, 기술에 저항하며, 이 근대적 속성들을 안으로부터 붕괴시키려고 한다. 근대가 쌓아 올린 이성과 합리성의 완고하고 질서정연한 고층건물 안으로 새로 출근한 포스트모던이 걸어 들어가서 취약해 보이는 몇몇 기둥을 손가락으로 밀어 건물을 무너트리는 것이다. 이렇게 근대적 합리성을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작업을 '해체'라고 한다.”     


말하기와 글쓰기     


《작가의 문장수업》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는 말하기와 쓰기를 텔레비전과 신문에 비유한다.     

“말하기와 쓰기는 전혀 다른 행위이다. 똑같은 언어라며 하나의 범주로 묶으면 절대 안 된다. 말을 하고 있을 때의 사람은 '텔레비전'이다. 만면의 미소를 보여 줄 수도 있고, 화내며 목소리를 높일 수도 있다. 자신의 기분을 말, 표정, 목소리, 몸짓 등 다양한 의사소통 도구로 전달할 수 있다.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으며 상대방도 어려움 없이 내 이야기를 듣는다. 반면 문장을 쓸 때의 사람은 '신문'이다. 희로애락을 표정으로 전달할 수 없고,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를 들려줄 방법도 없다. 텔레비전은 둘째이고 '라디오'조차 되지 못한다. 사용할 수 있는 도구는 글(문자)뿐이다. 목소리나 표정 등 손에 익은 무기를 전부 빼앗긴 채 오직 글자라는 막대기 하나로 승부하기를 강요당한다.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게 전달하기가 상당히 곤란하며, 글만 읽어야 하는 독자로서도 이해하기 어렵다.”




아래에 있는 오픈 채팅방으로 오시면 글쓰기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URL: https://open.kakao.com/o/gKeqIaZ


매거진의 이전글 22. MOOC 활용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