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파도처럼 몰아치는 격렬한 기타리프. 현란한 전자음이 속사포처럼 쏟아져온다. 전자기타에서 갈겨 나오는 음표의 광선은 세종문화회관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가슴을 총알처럼 뚫고 지나갔다. 검은 옷을 입은 장신의 기타리스트의 손가락이 12현 기타의 넥을 오가며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빠르게 줄을 훑고 물어뜯었다. 기다란 손가락이 작두를 타는 무당처럼 줄 위를 달리며 춤을 추어댄다.
“저 괴물! 저건 인간의 솜씨가 아니야! 누구도 저렇게 빠르게 연주할 수는 없어!”
까다롭기로 소문난 음악평론가 J씨도 이 순간만큼은 수많은 신인밴드의 음반을 뭉개버렸던 그 얄미운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그는 기타솔로 파트가 끝났을 때 자기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기도 했다. 파바로티가 내한해서 ‘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를 때도 다리를 꼬고 앉아서 하이라이트에서 음정이 반음정도 떨어졌음을 이죽거렸던 그였다. 그런 그가 데뷔 6개월을 갓 넘긴 애송이들에게 기립박수를 보낼 줄이야! 그 뿐만이 아니었다.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무언가에 홀린 듯이 일어나 광풍에 몸을 맡기기 시작했다.
촤촹!
기타리스트가 마지막 기타 줄을 끊어먹고 손을 번쩍 들어보였다.
Boom! Boom! Boom! 함성이 공연장이 무너뜨릴 듯 터져 나왔다.
어마어마한 속주의 기타리스트를 보유한 신인 록밴드 ‘리틀보이’(*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 이름). 그들은 말 그대로 서울 한복판에 떨어진 핵폭탄이었고 그 시작은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심히 창대했다.
“좆만 한 새끼야.”
쿵. 머리를 노랗게 염색한 양아치 한 명이 벽에 뒤통수를 박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곧이어 커다란 워커발이 그 머리통을 짓이겼다. 주위에는 벌써 3명의 남자들이 교복 차림으로 쓰러져 있었다.
“뭐라고? 다시 한 번 씨부려봐.”
워커발의 주인공은 키가 190cm 가까이 되는 남학생이었다. 얼굴은 미남형이었지만 굶주린 눈빛은 길 잃은 한 마리의 야생동물처럼 난폭하고 불안해 보였다. 교복을 입은 채로 당당하게 담배를 씹어 물고 있었다.
“미…… 미안하다. 하…… 한 번만 용서해 주라…….”
노란 머리는 굴욕스럽게 애원했다. 워커발에 묻은 진흙이 입 안으로 들어와 버석거렸다.
“흐응…… 내가 들은 말은 그런 말이 아니었는데?”
퍽! 퍽! 퍽! 앞에 쇠를 박은 워커발이 무자비하게 노란 머리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갈빗대 한두 대는 족히 나갔으리라. 어억…… 하는 소리를 내며 노란 머리가 위액을 쏟아내었다.
“자, 이제 다시 말해 보실까?”
“소…… 손가락…… 병…… 신…….”
노란 머리가 간신히 말을 짜내었다.
“이 새끼야! 내가 제일 듣기 싫어하는 말이 뭔지 알아? 손가락 병신이야, 손가락 병신!”
콰직! 콱!
“아아아악!”
워커발이 노란 머리의 손가락을 마구 짓밟았다. 노란 머리는 뒤로 반 정도 꺾여버린 손가락 관절을 감싸 쥐고 울부짖었다.
“저리 꺼져. 다시 한 번 나를 그따위 말로 부르면 네놈들도 모두 손가락 병신으로 만들어줄 줄 알…….”
후욱. 워커발이 눈을 부릅떴다.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하악…… 하악…… 이 씹새끼…… 주…… 죽여버린다…… 소…… 손가락 병신 새끼가 겁대가리 없이 어디서 까불어.”
어느새 정신을 차린 일당 중 한 명이 뒤에서 워커발의 옆구리에 나이프를 쑤셔 넣었다. 삭발한 머리에 먹물로 조잡한 문신을 해 넣은 놈이었다. 워커발은 그 자세 그대로 천천히 손을 뻗어 자신의 등에 박힌 칼날을 잡았다. 칼날을 쥔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주르륵 핏물이 흘러내렸다. 어…… 어…… 문어머리가 겁을 집어먹고 뒷걸음질을 쳤다.
“다시는 나를…… 그 따위 별명으로 부르지 말랬지.”
빠드득…… 워커발은 이를 악물고 한 손에 나이프를 든 채 문어머리를 향해 다가갔다. 뒷걸음질 치던 문어머리는 친구의 팔을 밟고 비틀거리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았다.
“야…… 너…… 너 미쳤냐…… 사람 죽이면 너 감옥 가. 이…… 인생 종치고 싶어? 야!…… 야아…….”
문어머리의 얼굴이 점점 울상으로 바뀌었다.
“종치긴 벌써 예전에 친 몸이야 이 개새꺄!”
워커발의 나이프가 공기를 가르고 문어머리의 얼굴로 날아들었다. “아악!” 문어머리는 눈을 질끈 감고 양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기다려!”
검은 그림자가 당돌하게도 칼날을 가로막았다.
“뭐냐 넌. 바보냐?”
워커발이 나이프를 멈추고 물어 보았다. 칼날은 솜털이 보송보송한 하얀 뺨 앞 1cm 앞에서 멈추어 있었다. 칼날을 막아서 주인공은 어이없게도 여린 체구의 여학생이었다. 짧은 머리에 검은 뿔테.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었다.
“야! 현동이 너 자꾸 이럴 거야? 학교도 안 나오고 어딜 싸돌아다니나 했더니 또 싸움질이니? 넌 커서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러니?”
“너랑 상관없어. 저리 꺼져!”
현동이 다시 성큼 앞으로 다가섰다. 그러나 여학생은 겁을 먹기는커녕 오히려 턱을 쳐들고 얼굴을 들이밀었다.
“호오, 그래 나도 한 번 찔러 보시지? 이 손가락 병신, 육손이, 바보 멍청이 말미잘아!”
“이…… 이게…… 진짜!”
현동이 칼을 확 치켜들었다. 그러나 곧 윽! 하고 표정을 찡그리더니 바닥에 한 쪽 무릎을 꿇었다. 문어머리에게 찔린 옆구리에서 나온 피가 회색 면 티셔츠를 검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현동은 정신을 잃고 그대로 고꾸라졌다.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 대신 뭔가 폭신한 것에 안기는 감촉과 알싸한 비누 향기가 느껴졌다. 어디선가 꿈결처럼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현동은 육손이였다. 생후 18개월 이전에 수술을 하면 완치가 가능했지만 불행히도 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현동의 집은 수술을 하는 대신 쌀 한 가마를 더 들여놓는 쪽을 택했다. 결국 지금은 다른 손가락들과 뼈와 관절, 성장판을 공유하고 있어서 섣부른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버스비를 낼 때도, 장갑을 살 때도, 친구들과 가위 바위 보를 할 때도 항상 현동은 자신이 남들과 다름을 확인해야 했다. 현동은 점점 혼자가 되었고 도둑고양이처럼 난폭해졌다. 누구든 자신의 손가락을 놀리면 털을 곤두세우고 싸움을 벌이고야 말았고 싸움을 벌였다 하면 이빨 한두 대로 끝내는 법이 없었다. 주위의 친구들은 그를 무서워했지만 동시에 싫어했다. 자신과 신체적으로 다른 인간에 대한 본능적인 거리낌. 기형에 대한 혐오. 현동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현동은 사랑받기를 포기하고 기꺼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쪽을 택했다. 그러기 위해 죽기 살기로 싸움질을 하고 다녔다.
물론 주위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자신마저 파괴하려고 날뛰는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든 학교선생이든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만 하면 그는 어김없이 6개의 날카로운 발톱자국을 내놓고야 말았다. 지쳐버린 주위사람이 하나 둘 그를 붙잡은 손을 놔버렸을 때도 여전히 발톱자국 가득한 작은 손을 내미는 사람이 있었다. 현동의 소꿉친구이자 고등학교 동창 수연이었다.
“손이 다 텄네?”
초등학교 5학년짜리 수연은 바닥에 떨어진 분홍색 머리핀을 주워주는 현동의 손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손가락이 6개라 자신에게 맞는 장갑을 살 수 없던 현동의 손은 겨울이면 거북이 등처럼 갈라지고 부르터 있었다.
“상관 마. 바보야.”
현동은 머리핀을 수연에게 넘겨주고 다시 손을 바지주머니에 묻었다. 엄마 아빠를 제외하고는 누군가에게 손을 이렇게 오랜 시간 노출시킨 적이 없었다. 어릴 때부터 알아온 소꿉친구 수연은 그가 거리낌 없이 손을 보여 줄 수 있는 유일한 상대였다.
“넌 왜 항상 손을 가리고 다니니? 난 네 손이 부럽던데.”
“부러워? 이 괴물손이?”
현동이 ‘크아~ 이건 어떠냐’ 하는 표정 지어보이며 6개의 손가락을 갈고리처럼 펴서 위협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언젠가 본 공포영화 속에서 손에 갈고리를 달고 다니던 연쇄살인범의 포즈였다.
“하지만 뭐든지 남보다 많은 건 좋은 거잖아? 손이 네 개면 남보다 두 배의 일을 할 수 있고 눈이 네 개면 남보다 두 배는 자세히 볼 수 있겠지. 넌 남보다 손가락이 하나 더 있으니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을 거 아니야?”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디 있어. 그럼 똥구멍이 두 개면 어떡할래?”
“음…… 그럼 방귀를 두 배나 뀌게 될까?”
수연은 심각하게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래서 얘들이 널 바보라고 하는 거야.”
“그래도 난 네 손이 부러운걸. 나 같으면 너처럼 주머니에 숨겨두지 않고 막 자랑하고 다닐 거야. 무언가 네 손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 있겠지 예를 들면…… 으음…… 음…… 코를 판다든지?”
“됐어. 이게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는 건 나도 알고 있으니까 그만 놀려.”
현동이 화가 나서 휙 뒤돌아갔다.
‘이 손이 부럽다고? 흥. 얄미운 계집애.’
현동은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이 호떡처럼 희뿌옇게 부풀어 오르더니 주루룩 뭉개졌다. 이 손이 부럽다니…… 지금까지 한 번도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현동이 눈을 뜨자 양호실 특유의 청결하면서도 거부감 드는 약품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낮의 햇빛이 속눈썹처럼 눈가를 간질였다. 문득 머리가 물컹했다. 현동이 깜짝 놀라서 얼어나려고 하자 작은 손바닥이 옴팡진 힘으로 그의 머리를 도로 눌러 앉혔다. 수연이었다. 현동은 양호실 침대에서 수연의 무릎베개를 하고 있었다. 현동이 소리를 버럭 지르려고 하자 수연이 재빨리 검지로 그의 입에 빗장을 걸었다. ‘소리내지마. 그냥 누워 있어’ 수연이 현동의 가슴팍에 손가락으로 큼직한 글씨를 쓰고 옆으로 눈짓을 했다. 불과 2미터 정도 떨어진 책상에 앉은 양호선생님의 뒷모습이 보였다. 평소대로라면 욕을 한바탕 하고 뛰쳐나가야 당연했지만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았다. 움찔. 오른손에 통증을 느끼고 현동은 몸을 들썩였다. 수연의 하얀 손이 붕대를 감은 현동의 오른손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수연의 손길은 불량배들의 칼을 잡은 상처를 지나 6번째 손가락으로 향했다. 6번째 손가락에는 수많은 자해의 흉터가 남아서 우툴두툴했다. 부엌칼로 수없이 잘라보려고 그었다가 실패한 자국들이다. 서커스의 난장이가 아니었다. 에이리언도 아니었다. 꼬리 달린 사람이라도 되는 양 쳐다보는 주위의 시선이 싫었다. 언젠가 좋아하던 여자아이의 손을 잡았을 때 그 아이는 뱀이라도 닿은 듯이 질겁하고 뿌리쳤다. 누구나 꺼리고 징그러워했던 그의 손가락을 수연은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어루만졌다. 새끼의 상처를 핥는 어미 짐승의 혀처럼 감겨오는 수연의 손가락. 과분하다. 부담스럽다. 다시는 체온이 그리워서 섣불리 잡았다가 뿌리쳐지고 싶지 않았다. 현동은 수연의 손을 밀어내고 놀란 조개처럼 단단히 주먹을 움켜쥐었다. 지금까지 현동을 지탱해 왔던 것은 여린 속살을 감춘 이 껍질처럼 딱딱한 주먹이었다. 이 주먹으로 무언가를 두들겨 부수어야 불친절한 세상은 그에게 길을 비켜 주었다. 수연의 손가락이 촉수처럼 파고들며 안간힘을 다해 손가락을 풀어낸다. 검지를 풀고 중지를 풀면 어느새 검지를 다시 감아쥐는 어린 아이 같은 실랑이가 벌어졌다. 그렇게 한참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지쳐버린 현동이 손바닥을 폈다. 그 위로 수연이 작은 손을 포개고 깍지를 꼈다. 고양이 발처럼 보드라운 손바닥에서 촉촉한 땀이 느껴졌다. 현동은 이제 뿌리치지 않았다. 몇 번을 뿌리쳐도, 몇 번을 할퀴어도 도망치지 않은 손이다. 버드나무 잎처럼 늘어져 뺨에 닿는 수연의 머리카락에 뺨이 간지러웠다. 샴푸냄새가 코끝을 스치는가 싶더니 몽클한 입술이 그의 입술 위에 포개졌다. 둘은 양호실 하얀 커튼 뒤에서 아득한 키스를 나누었다.
“야! 바보! 진로는 정했냐?”
수능이 끝난 직후 학교 옥상에서 운동장을 바라보며 현동이 물었다. 입에는 여전히 담배가 한 대 물려 있었다.
“응. 난 K대 신문방송학과에 가고 싶어. 기자나 리포터가 되는 게 꿈이거든. 점수가 겨우 커트라인이라 논술에 더 신경 써야 할 거 같아. 현동이 넌?”
운동장에는 늦은 밤에 축구를 하고 있는 1, 2학년 남학생들이 보였다. 저 녀석들도 내년엔 축구는 고사하고 꼼짝없이 책상머리에 붙어있어야 하리라. 운동장 조명에 수연의 옆얼굴 곡선이 아름답게 드러났다.
“난 전에 말했던 대로…….”
“응, 역시 그쪽으로 계속 나갈 생각이니?”
“이제야 비로소 내가, 아니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은 것 같아. 기획사에서도 제대로 밀어주려는 눈치고.”
현동이 왼손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정권에 박혀 있던 굳은살은 어느새 6개의 손가락 끝으로 옮겨가 사마귀처럼 붙어 있었다.
“아직 데뷔는 몇 년 더 준비해야 하고 멤버도 모아야 해. 미래도 불투명하지만…… 나 자신 있어. 최소한 싸움만큼은 할.”
현동이 수연을 돌아보며 씨익 웃어 보였다.
“그럼 우리 내기 할래? 누가 먼저 꿈을 이루는지.”
“바보야 너나 해. 난 돈 없다.”
“그럼 내가 지면 되잖아.”
수연이 조심스레 현동의 손을 잡았다. 현동도 마주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현동은 그날 이후 더 이상 주먹을 쥐지 않았다. 닫힌 주먹으로는 남에게 상처를 주기만 할 뿐 아무것도 잡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손바닥을 활짝 펴보였을 때, 거친 각목을 내려놓고 매끈한 팬더 기타넥을 잡았을 때, 현동은 비로소 자신의 꿈을 붙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수연의 작은 손도.
“손은 여전히 부르텄네. 어릴 때랑 똑같아.”
“뭐 항상 기타케이스를 들고 다녀야 하니까.”
“자.”
수연이 작은 상자 하나를 내밀었다.
“뭐냐 이게. 무슨 날도 아닌데. 너 진짜 바보 아니냐?”
“이거 내가 직접 짠 거야. 케이스 들고 다닐 때 끼어. 앞으로 유명해질 귀한 손을 그렇게 함부로 대접해서야 되겠어?”
현동이 상자를 열어 보자 뜨개질로 짠 털장갑이 들어 있었다. 현동에게 꼭 맞도록 손가락이 6개가 있는 장갑이었다. 다시는 손이 부르틀 일은 없을 정도로 두툼하고 따듯한 장갑이었다.
‘리틀보이’의 공연은 대성공이었다. 신인 주제에 그 문턱 높다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단독공연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표를 매진시켰다. ‘리틀보이-세종문화회관 대공습’ 내일자 신문 문화면 헤드라인은 벌써 정해져 있었다.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멤버들에게 각 방송국과 신문사에서 카메라와 마이크를 들이대었다. 취재전쟁을 벌이느라 시장통처럼 법석을 떠는 와중에 여성 기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타리스트 최현동 씨. 이번 공연에서 국제적인 수준의 엄청난 속주를 보여 주셨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그런 연주가 가능한 거죠? 비결이 무엇입니까?”
“글쎄요, 이게 남보다 하나 더 있으면 여러 가지로 편리하거든요. 이를테면 기타를 빠르게 친다든지…….”
현동은 자랑스럽게 흉터가 가득한 6개의 손가락을 활짝 펴 보였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그것은 더 이상 바지주머니 속에 숨어 있어야 할 수치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수 있는 그만의 자랑거리였다.
“아니면 코를 판다든지요.”
현동은 마이크를 들이댄 수연에게 장난스럽게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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