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사삭. 겹겹이 고소한 파이를 한 입 문다. 그 안에는 바삭함과 대비되는 촉촉하면서 달콤한, 여전히 과일의 본질을 잊지 않은 사과의 산미와 아삭함, 그리고 단맛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시나몬향이 약하게 남는다. 그래, 나는 애플파이를 참 좋아한다. 그리고 애플파이를 정말 맛있게 즐기는 방법은 커피와 함께 먹는 것이다. 따뜻하고 쌉싸름한 커피 한잔과 함께 해야 한층 더 맛있게 느껴진다. 커피 한 모금에 애플파이 한 입, 그렇게 찬찬히 음미하면서 먹으면 힘들었던 삶에서 작은 보상을 받는 기분이 든다.
올 가을 초 '나 사용 설명서' 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감정에 대해 느끼는 감각을 서술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중에 '나의행복은 무슨 맛인가요?' 하는 질문에 이렇게 썼던 기억이 난다.
'커피와 함께 먹는 애플파이.
커피 한잔과 애플파이를 먹을 때 달큼한 맛과 화한 시나몬의 향이 커피의 맛과 어우러지는 맛의 조화를 좋아한다. 내게 행복은 쌉싸래한 커피 한 모금 머금은 후에 즐기는 달달한 디저트처럼 삶의 고통 후에 느끼게 된 일상의 소소함에 대한 행복이다.'
나는 사실 '아프니까 청춘이다.', '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같은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것을 나는 성공한 자의 자기 세뇌 또는 합리화 정도로 생각한다. 물론 여기서 성공은 사회적인 것과 정신승리를 포함한 것이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경험을 토대로 세상을 판단하기 때문에 삶에서 다양한 것을 경험하는 것은 살아가는 지혜와 앎을 배우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받았던 상처가 회복되지 않아 모든 경험을 다 수용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용서가 되지 않는 것이 남아있는 까닭에 저런 표현으로는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역시 그 아픈 고통이 내게 쓸모 있었기를 바라면서 그에게서 배운 것을 찾아보려 애를 쓴다. 애플파이-행복의 맛-은 정말로 어떤 것을 상실했던그 경험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작은 소소한 것들에서 감사와 행복을 느꼈던 것을의미한다. 구름, 꽃, 풀내음, 목욕 등 여지껏 리스트를 채워왔던 많은 것들이 그러했다.
그런데 또 언제는 그것만으로는 채울 수 없이 부족할 때도 있다. 아직은 조금 그런 마음이 부족한가 싶기도 해 일부러 좋은 순간을 만들어주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그것은 보상이자 고통에 대한 기억의 덧입힘이기도 하다. 요즘엔 이런 일상을 만들어보려고 노력중이다. 아직 일상이라고 부르기는 모호한 비일상의 행위 또는 이벤트들을 시도하고있다.
좋아하는 것을 찾는 몇 가지 방법 중 앞서 적었던 것들이 일상에 대해 인식하는 것이었다면 이다음으로는 나에 대해서 더 알아가는 여정을 적어보려 한다. 내 삶의 즐거운 한 페이지를 만들어보려는 작은 시도 중 계속해서 실천해보고 싶은 경험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