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봄날의 호캉스와 아침 남산 산책

좋아하는 것 찾기 프로젝트 D-28

by 토피


남산에 처음 걸어 올라갔던 2022

22. 봄날의 호캉스와 아침 남산 산책을 좋아한다.


봄이 되면 남산 자락 근처에서 숙소를 잡아 하루 쉬고 다음날 이른 아침 남산 산책에 나서는 이벤트를 연다. 올해까지 3년째 남산 극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시작은 숙소에서부터 시작한다. 저렴한 비즈니스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주변 맛집을 찾는다. 어느 때는 명동이었고 어느 때는 남대문이었고 올해는 이태원이었다. 맛있게 혼밥을 하고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챙겨 숙소에서 홀로 시간을 즐긴다. 만약 숙소에 욕조까지 있으면 세상 감사한 일이다. 저녁에 홀로 숙소에서 좋아하는 목욕을 즐기며 오랜만에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본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내일을 위해서 스트레칭이나 간단한 움직임을 해주기도 하면서 최대한 편안하게 잠이 든다.


아침이 밝았다. 5월의 날 좋을 때의 햇볕은 초여름 같이 느껴진다. 더 더워지기 전 상쾌한 공기를 기대하면서 물한 통 들고 남산으로 향한다. 첫 도전은 명동이었는데 남산 초입인 백범광장에서부터 포기할 뻔했다. 백범광장의 고비를 넘으면 그때부터는 그림자와 푸른 나무들과 청량한 공기들이 나를 맞이한다. 그 기분에 취해서 한걸음 한걸음 오르다 보면 남산 타워가 점점 가까워지는 게 보인다. 그렇게 30분도 걷기 어려웠던 내가 남산을 오르고, 정상에 도달해 (사실 처음엔 전망대까지가 한계) 벅찼던 순간을 기억한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고, 기뻐서 엄마에게 영상통화로 자랑을 했었다.


잔뜩 상기된 얼굴로 버스를 타고 내려와 (놀랍게도 내려올 때 5분이면 끝난다는 사실) 곧장 숙소로 가서 씻는다. 여기서 목욕을 한번 더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면 만족스러운 마무리에 기분이 더 할 나위 없이 기쁘다. 짧은 시간 휴식을 취한 공간에 안녕을 고하고 밥을 먹으러 나선다.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자연 안에서 움직이고 먹는 밥은 또 어찌나 맛이 있는지. 사람들이 없었다면 아마도 콧노래를 흥얼거릴지도 모른다.


이제 남산은 내게 자기 효능감을 일깨우는 장소가 되었다. 매년 조금씩 남산 산책이 쉬워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고, 아직까지는 즐겁게 성공하고 있다. 또한 일상의 이벤트로서 평일에 연차를 내고 1박 2일 동안 남산과 그 주변의 지역들을 찬찬히 구경하고 맛있는 것을 맛보는 즐거움이 여행하듯 즐겁다.


호캉스와 연차를 쓰는 이벤트로서 자주 갖지 못하고 봄에만 진행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남산이 아니라 다른 장소에서 챌린지를 하고 성공하는 그런 날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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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의 특별한 공간은 어디인가요?



제 매거진 중 <멈춰 서고 싶은 당신에게> 10화에도 썼던 에피소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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