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월의거북 Jul 23. 2019

마음의 순리대로 해

바람이 부는대로, 마음이 흘러가는대로,

마음의 순리대로 해.

그녀가 내게 해준 조언이었다.

“언니, 그 사람만큼 나를 설레게 하는 사람이 없어요. 그 사람이 내 인연일까요?”

“언니, 너무 소극적인 사람은 별로에요. 나를 향한 책임과 결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언니, 이런 사람 만나도 돼요? 당장은 좋아도, 결국엔 서로 힘들어질 것 같아서요.”

참으로 부지런히 다양한 연애를 경험한 끝에, 결국 지금의 신랑을 만나

가정을 꾸리게 된 그녀에게, 인생 선배이자 결혼 선배로써

과연 나는 앞으로 어떤 남자를 선택해야 하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나는 그녀처럼 다양한 연애 경험을 해보지도 못했고, 연애의 시작은 늘 어렵고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이 길을 모두 앞서간 그녀에게서, 그녀가 얻은 정답을 좀 알려달라고,

시간을 아끼고 좋은 사람을 선택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칭얼거린 것이다.

그에 대한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이런 남자 만나지 말아라, 저런 남자 만나지 말아라, 가 아니라-

“마음의 순리대로 해. 그러다보면 ‘그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언니는 지금의 신랑처럼, 무미건조하고 밍숭맹숭한 남자는 거들떠도 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언젠가, 내가 불타고 네가 불타는 뜨겁고 아픈 연애를 경험하고 나서 몸도 마음도 지치고 갈 길을 잃었을 때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고 한다.

그는 잔잔했지만 그녀에게 안정감을 주었고, 그는 단조로웠지만 그녀에게 휴식이 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이상형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먼 남자와.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될지, 내가 그 사람을 왜 만나게 된 건지는 결국 지나고 나야 알게 돼.”

마음의 순리. 그 말이 계속 기억에 남았다. 마음이 해야 하는 일을 자꾸 머리가 하려고 했나보다.

맞아, 어차피 내 마음은 내 뜻대로 따라준 적이 한 번도 없으니 결국 알아서 방향을 찾겠지.

그래. 내 삶을 인도해주시는 그분께서, 내 마음에 부는 바람의 방향도 모두 예상하고 계시겠지.

그리고 이 바람 따라, 결국은 내가 가야할 곳으로 가게 하시겠지.

그리고 언젠가는 하나의 섬에 도착하게 될 거야.

그때 만나요. 우리.

이전 11화 좋아하거나 부정하거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