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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리 Mar 28. 2023

5.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3)

색칠하기

 이전 글에서는 내가 쓴 자기소개서의 잔가지를 쳐내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힘차게 써 내려간 나의 글은 잠깐의 대기 시간을 통해 더욱 숙성됩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의 시간 동안 반복해서 다시 읽어봐야 합니다. 간단하고 단단한 문장, 그리고 범위가 확정된 알찬 내용은 여러분의 자기소개서를 더욱 읽기 쉽게 만들어줍니다. 제가 생각하는 ‘지우기‘ 단계의 중요성입니다.



 컨셉이 뚜렷한 자기소개서 작성법 마지막 단계입니다. 검은선으로 마무리하는 그림이 아니라면, 색을 칠해야 합니다. 자기소개서도 깔끔해진 본문만으로 마감할 수 있지만, 흰 바탕에 검은 글씨들로 가득한 수많은 지원서들 사이에서 반짝이기 위해서는 한 스푼 수고로움을 더해야 합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밑줄을 긋고, 글씨 색을 바꾸거나 이모티콘을 추가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그런 편집은 하지도 못하지만) 검정색 글씨로, 검정색 글씨들을 돋보이게 해야 합니다. 바로 ‘소제목’입니다.


 

제목은 콘텐츠의 '무기'입니다.
여러분의 글이 이기고 돌아와야 합니다.


 ‘굳이 소제목까지 신경 써야 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소제목은 정말 중요합니다.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콘텐츠에서 제목이 하는 역할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책 제목, 영화 제목, 신문 기사 제목, 블로그 제목… 제목만으로 선택받는 콘텐츠들이 수두룩합니다. 유튜브는 썸네일이 잘 뽑힌 영상 아니면 눌러보지도 않습니다. 이제는 썸네일이 영상의 제목 역할을 합니다. 선택을 받아야 하는 콘텐츠는 모두 같은 처지입니다. 제목은 제작자가 콘텐츠에게 쥐여 주는 무기입니다. 치열한 전장에서 한 끗 승부를 펼쳐야 하는 여러분의 자기소개서가 맨몸으로 전장에서 싸우게 해서는 안 되겠죠.



 문제는 ‘어떤 소제목이 자기소개서에 적합한가’입니다. 무작정 크고 무거운 검은 전투에 들고 가지도 못합니다. (이기고 돌아오지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새총을 들고 가서 싸우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소제목이 자기소개서의 무기인 이유는, 각자 잘 싸울 수 있는 ‘어울리는 도구‘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의 내용을 딱 알맞게 잘 담아내는 소제목이어야 합니다. 채용 담당자가 ’묻는 말에 잘 대답했구나. 다시 한번 살펴봐야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하는 문장이어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1) 앞서 물어보는 문항에 한 줄로 대답한 결과여야 하고, 2) 이어지는 본문의 내용을 온전히 요약해야 합니다. 소제목은 결국 자기소개서 문항과 여러분이 쓴 본문을 이어주는 연결고리입니다.



묻는 말에 제대로 대답하는 문장은 언제나 환영받습니다.
 


 질문에 대한 한 줄 대답이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채용 담당자의 시간을 아껴드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즌만 되면 서류에 파묻히는 그분들을 상상하면 아찔하지 않나요. 안타까운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여기 똑 부러지게 잘 대답한 글 있습니다!“ 라고 손 흔드는 소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으세요. [Q. 협업으로 문제를 해결한 경험을 말해주세요.(제발)] 에는 [A. 저의 리더십으로 어쩌고 하는 팀플(혹은 공모전, 혹은 인턴 등등)을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는 오답입니다. 내용도 거짓일뿐더러(리더 한 사람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지는 못합니다.), 질문에 맞는 대답이 아닙니다.



 협업의 경험을 물어봤으면, 전체 과제에서 내가 한 ‘일’을 말해야 합니다. 진두지휘한 경험도 좋지만, 회사에서는 몇 년 뒤에나 써먹을 수 있는 역량입니다. “주어진 과업은 무엇이었고, 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여러 단계에서 나는 어떤 특정한 작업을 했고, 그 결과는 (전체의 혹은 개인의) 성과 혹은 경험이었다.“라고 적어야 합니다. 그래야 질문에 맞는 대답이고, 이런 대답을 할 수 있는 지원자와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사실 본문을 질문에 맞게 적으셨다면, 소제목 작성은 그렇게 어려운 작업은 아닙니다. 본문의 내용을 요약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소제목은 원래 이어지는 문장들을 한 그릇에 담아내는 대표여야 합니다. 만약 평소에 글을 요약하는 훈련이 조금 부족하다면, 괜찮습니다. 본문을 문단으로 나눠보세요. 그리고 문단별로 주로 담고 있는 내용을 뽑아보세요.



소제목이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는 문장인지 살펴보세요.  


 보통 700자 기준의 자기소개서는 200-300-200 구조로 문단을 나눕니다. 내용을 어떻게 배치할지는 주어진 문항과 여러분이 선택한 에피소드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지원동기] 문항을 예시로 들면 보통 직무(회사)에 대한 나의 가치관 - 지원하려는 직무(회사)가 적합한 이유 - 내가 합류하면서 만들어낼 시너지 순으로 적어 내려 갑니다. (절대 정답이 아닙니다. 요약을 하기 위한 예시라고 생각해 주세요.) 이렇게 적힌 본문을 요약한다면 소제목은 아마도 ”돈을 벌어오는 책임을 지고 싶었습니다. 제가 영업 직무에서 회사를 지켜내는 역할을 해내고 싶은 이유입니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관건은 본문 전체를 관통할 수 있는 문장인가입니다.

 


 소제목은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힘들게 완성한 자기소개서가 살아남느냐를 결정하는 승부처입니다. 여기까지만 해내면, 여러분의 글은 ‘인상적인’ 자기소개서가 될 수 있습니다. 컨셉이 뚜렷한 자기소개서 작성법은 여기까지입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글이 강합니다.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Intro. 자기소개서 쓰기는 사실 재밌습니다.

1. 자기소개서는 정치적인 글입니다.

2. 자기소개서는 면접까지 가기 위한 수단입니다.

3.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1) - 스케치하기

4. 자기소개서는 컨셉이 분명해야 합니다 (2) - 지우기


#컨설팅 문의는 여기로 주세요. (Kakao)

#자기소개서 작성법을 영상으로도 남겼습니다.(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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