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슨트] <커뮤니케이션 타워>, 백남준

by 한량돈오
IMG_1623.JPEG


2025년 5월 22일 뮤지엄 산의 자원봉사자 도슨트 견학이 있었습니다. 이번 견학 장소는 리움 미술관이었는데요. 제가 5기인데, 이번에 교육을 마치고 6기 도슨트로 선정된 분들과 함께였습니다. 최종 합격을 하려면 작품 하나를 선택해서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요. 한 분이 <커뮤니케이션 타워> 작품을 선정했는데, 자료를 검색하다가 저의 인스타그램 프로젝트 ‘백남준의 비디오조각 작품의 사이버미술관’을 보신 모양입니다.


IMG_1808.JPEG

<칼레의 시민들>, 오귀스트 로댕


IMG_1816.JPEG 알베르토 쟈코메티의 작품


뭐 대단한 프로젝트는 아닙니다. 일단 ‘비디오조각’부터 설명이 필요할 듯한데요. 1985년 독일의 뒤셀도르프 미술관에서 백남준 비디오 작품 한 점을 수집했대요. <물고기가 하늘을 난다>(Fish flies on sky)(1985)라는 작품인데요. 무려 88대의 TV를 천정에 설치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비디오조각’이라고 불렀답니다. 비디오 아트와 조각이 만나 새로운 장르가 탄생한 거죠.


그런데 원래 ‘비디오조각’이라는 명칭은 1977년에 독일 갤러리스트 르네 블록(Rene Block)이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백남준의 부인이자 비디오 예술가인 시게코 구보타(Shigeko Kubota)의 작품에 대해 이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 김은지, 『비디오조각과 젠가(禪藝術): 전자기계기술예술․백남준 그리고 미술관 – 독일과 일본』, 한국학술정보(주), 2012, 30-31쪽, 131쪽) 그러고 보니 어떤 책에서 시게코 구보타가 백남준에게 ‘비디오조각’을 해보라고 권유했다는 얘기를 읽은 거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커뮤니케이션 타워>는 비디오조각이라는 장르의 작품입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과 방송·위성을 통해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춤과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그렸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타워>에는 다양한 문화권의 가면들이 백남준의 생각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는 개인이 자신만의 방송을 제작하고 송출함으로써 독점적인 방송국 시스템에서 벗어나는 미래를 내다보기도 했습니다. 또 인터넷이 발전하기 이전에 ‘전자 초고속도로’라는 개념을 통해 전 세계가 초고속으로 연결되는 네트워크 세상을 말하기도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백남준이 말한 세상에 살고 있죠. <커뮤니케이션 타워>는 TV로 연결된 지구촌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IMG_1626.JPEG


그런데 저는 <커뮤니케이션 타워>를 볼 때마다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벨탑’을 떠올리곤 합니다. 우리가 쌓은 ‘커뮤니케이션 타워’가 소통보다는 불통과 오해 그리고 갈등을 악화시키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 탓에요. 백남준이 독점적인 방송국 시스템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는 과잉 네트워킹이 낳고 있는 불신을 어떻게 풀어갈지를 고민해야 할 듯합니다. 백남준이 말한 미디어 비판 정신이 필요한 시점이죠.


아, 아까 인스타그램 말씀드렸잖아요. 백남준의 TV는 요즘의 TV와 다르죠. 제가 어렸을 때 브라운관이라고 불렀는데요. 독일 스트라스부르크대학 교수였던 칼 브라운이 1897년에 발명해서 그의 이름을 딴 것이에요. 정식 이름은 CRT(Cathode Ray Tube) TV인데요. CRT는 음극선관으로 번역합니다. 이것은 전자빔의 작용으로 전자빔을 영상이나 도형, 문자 등의 광학적인 영상으로 변환하여 표시하는 특수진공관이라고 합니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요.


이 TV가 더 이상 생산되지 않아서 백남준의 작품 중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생겨나요. 요즘의 LED TV로 화면 부분을 교체하자는 논의도 있습니다만, 좀 감성이 다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서 동일한 해시태그로 모아보자고 시작한 게 앞서 말씀드린 프로젝트입니다. 같은 작품도 시간이 흐를수록 다르고, 또 누가 촬영했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보이잖아요.


해시태그는 ‘#namjunepaikvideosculpture’인데요. 좀 길죠. 자동완성 기능이 있으니 어렵지는 않아요. 다만, 그 이유는 있습니다. 백남준은 자신의 TV 작품을 30분 이상 보라고 말합니다. 그 배경은 나중으로 미루고요. 해시태그가 긴 이유를 말씀드리면, 백남준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으면 그 정도 긴 해시태그를 한 자 한 자 타이핑할 정도의 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 그래 놓고 저는 ‘컨트롤 C’로 카피를 한답니다. 외국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린 작품도 있어서 해시태그 달아달라고 부탁도 했어요. 그 덕분에 외국인 팔로워도 꽤 생겼고요. 인스타그램 하시면 한번쯤 들러주세요.


오늘 ‘돈슨트’는 여기에서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 얘기를 기대해 주세요. 궁금하신 게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고요. 아는 건 많지 않지만, 조사해서 ‘돈슨트’ 하겠습니다.


* 첫 번째 사진 출처: <Communication Tower>(커뮤니케이션 타워), Nam June Paik(백남준), 1994, Museum SAN(뮤지엄 산), 2025. 5. 17.(토), 촬영: MR.K


** [Don슨트] 도슨트(docent)는 전시를 해설하는 사람인데요. 저의 별명이 ‘돈(Don, 豚)’이어서 ‘돈오의 도슨트’를 줄여 ‘돈슨트’라 합니다.



#뮤지엄산 #도슨트 #돈슨트 #백남준 #김은지 #비디오조각 #namjunepaikvideosculpture #사이버뮤지엄 #프랙탈 #커뮤니케이션 타워

keyword
작가의 이전글[Don슨트] 전지적 백남준 시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