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의 탄핵?

by 한량돈오

경찰청장이 헌정사상 처음으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통해 파면되었습니다. 2025년 12월 18일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입니다. 12․3 비상계엄에 가담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청장 조지호는 ① 2024. 12. 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봉쇄 및 출입 통제를 하였고, ② 위 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청사 및 수원 선거연수원에 경찰을 배치하였으며, ③ 2024. 11. 9.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폭동을 유도하고 집회를 제한함으로써 헌법과 법률을 중대하게 위배하였다는 이유로 국회가 탄핵 심판을 청구한 사안입니다.


피청구인 조지호는 서울특별시경찰청장 김봉식과 함께 2024. 12. 3. 19:20 무렵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통령 안전 가옥에서 대통령 윤석열과 국방부장관 김용현을 만났습니다. 윤석열은 탄핵, 특검, 예산 등과 관련된 국회의 활동을 문제 삼으며 오늘 밤 비상계엄을 선포할 것이라고 하면서, 군인들이 국회를 비롯한 여러 곳에 갈 것인데 경찰이 국회 통제도 잘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김용현은 피청구인과 김봉식에게 A4 용지 1장으로 된 문서를 건넸는데, 해당 문서에는 군인들의 출동시각과 출동 장소를 의미하는 ‘2200 국회’, ‘2300 민주당사’, ‘여론조사꽃’과 같은 기재가 있었습니다.


대통령 윤석열은 2024. 12. 3. 22:27경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계엄을 선포하였습니다. 김봉식은 같은 날 22:30경 주진우에게 국회에 경력을 배치할 것을 지시하였고, 피청구인에게도 전화하여 국회에 경력을 배치하겠다고 보고했고요. 피청구인과 김봉식은 경찰 300여 명을 국회 출입문을 중심으로 배치하였고, 피청구인이 22:45경 김봉식과의 통화를 통해 국회 출입을 차단하도록 하여 22:48경부터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했습니다. 그 이후 2차 국회 차단이 있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5. 4. 4. 대통령 윤석열이 계엄선포,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 포고령 발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압수ㆍ수색,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를 통하여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고, 헌법 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 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으므로, 대통령 윤석열을 대통령직에서 파면한다는 결정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계엄 선포 후 중요 헌법기관인 국회에 다수 인원이 밀집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비하기 위하여 국회에 경력을 배치하였을 뿐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 행사 등을 방해할 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남용을 실효적으로 통제하려면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권을 비롯한 권한을 정상적으로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계엄이 선포된 상황에서 국회의 기능 유지는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데, 경찰의 최고 책임자로서 이러한 헌법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음은 자명합니다. 그걸 몰랐다면 정말 큰 문제입니다. 헌법에 대한 무지가 불법적인 공권력 행사를 낳습니다.


계엄선포와 실행은 많은 국가기관과 공무원들이 개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헌법상 용인될 수 없는 계엄은 국가조직 안에서 저지되었어야 합니다. 계엄선포에 이르렀다는 것은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가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드러낸 것입니다. 국무총리와 국무회의 참석 국무위원들, 당시 여당의 원내대표와 국회의원들, 군인들과 경찰들, 국가정보원, 검찰, 대법원, 중앙선관위 등 관련자들은 책임져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명령에 복종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더 적극적으로는 국민에게 계엄의 불법성을 알렸어야 합니다. 공직자가 직무수행에 있어서 헌법을 위반하는 경우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추궁함으로써, 헌법의 규범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탄핵심판절차의 목적과 기능입니다.


헌법은 탄핵소추 대상자로서 ①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행정각부의 장 등 집행부의 주요 구성원, ② 헌법재판소 재판관, 법관 등 사법기능을 행하는 공무원, ③ 중앙선관위 위원, 감사원장, 감사위원 등 기타 헌법기관, 그리고 ④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을 규정하고 있습니다(헌법 제65조 제1항). 헌법이 정한 대상자 외에 누가 대상이 되는지를 정한 법률은 없습니다. 다만, 개별 법률에서 탄핵될 수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검찰청법 제37조는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파면되지 아니하며, 징계처분이나 적격심사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또는 퇴직의 처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검사를 탄핵 대상에 포함하고 있습니다.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도 “경찰청장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하였을 때에는 국회는 탄핵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법 제14조 제5항)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과 각급 선거관리위원회의 위원도 탄핵소추의 대상입니다(‘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6조 제5항, 선거관리위원회법 제9조 제2호).


경찰청장은 2003년 12월 31일에 옛 경찰법이 개정되면서 탄핵 대상이 되었습니다. 당시 개정 이유는 경찰청장이 책임 있는 치안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그 임기를 2년간 보장하는 한편, 경찰청장이 헌법 또는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탄핵 소추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자치경찰제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고, 막강한 수사권을 가지고 있으며, 무장력과 정보력 그리고 인력 또한 거대한 경찰 조직이 시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자리 잡으려면 경찰청장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경찰청장 탄핵 파면이 시민을 위한 경찰의 독립과 정치적 중립성에 의미 있는 성찰의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 이미지 라이선스: Silhouette of a security guard or police officer in a dark blue uniform in a public building. Concept of safety and protection. 제작자 Darya, AI로 생성됨, 편집상의 사용은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허위여서는 안 됩니다. 치수 5504 x 3096px, 파일 유형 JPEG, 범주 사람, 라이선스 유형 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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