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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Sep 13. 2020

구름이 건네는 말

2020.9.13.일


문경휴게소에서 맞는 3시 언저리. 고속도로를 타고 오다보니 오늘은 구름이 참 아름다왔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각양각색의 무늬로 빛나고 있었다.

일본 사진 작가 중에 구름만 찍는 작가가 있다. 그는 아마도 소재가 궁하지는 않을 것 같다. 똑같은 모양의 구름은 없으니 말이다. 하늘 아래 새것이 드물다는데, 그래서 같은 푸른 하늘을 보더라도 자기만의 눈으로 보고, 자기만의 느낌과 해석이 있어야 다.

프랑스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참된 발견은 새로운 땅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그

자기의 모양이 없고 바람 부는대로 형태가 달라지는 구름은 나에게 무슨 말을 할까?바람에 구름이 흘러가듯 유연하게 살라고 할까?,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기도해서 다 부질없는 것이니 너무 아둥바둥 살지 말라고 할까?, 그러다가 순식간에 뭉쳐서 비나 눈을 내리기도 하니 재주껏 자리를 잘 찾으라고 할까?

혼자 먼거리를 운전하면서 구름과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한다.



휴게소 창가에 앉아서 보니 우리나라 자동차는 대부분 흰색과 검정, 회색이다. 외국에 가보면 차들이 칼라풀해서 거리기 온통 울긋불긋한데 말이다.

국민성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진리나 사실을 자신들의 잣대로 재단하며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흑백논리의 무서움, 무책임, 분별이 무서운 요즘 세상이 아닌가.

홍수가 나면 정작 마실 물은 귀한 것처럼 뉴스의 홍수 속에서 진짜를 가려듣기 위해 애쓰다 보니 머리에 쥐가 날 지경이다.

잠시 뉴스를 안 보고 안 들을 수 있는 곳으로 피난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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