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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Sep 18. 2020

서로 다른 두 여자

2020.9.18.금

어린이집 가는 손녀, 뒷모습을 찍으며 얼굴 표정을 상상해본다.

일요일에 와서 내일이면 내 집으로 간다. 이번에 와서 처음으로 며느리와 둘만 있는 시간, 같이 성격유형검사를 해보니 거의 비슷하게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며느리도 "우린 맞는 게 하나도 없네요. 근데 어찌 잘 지내지?" 한다.

맞는 게 으니까 잘 지내는 게 아닐까. 서로 멀찍이 자기영역에 있으면서  다른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니까.



그래도 비슷한 부분이 있기는 하다. 둘 다 쓰는 인간 읽는, 인간이다. 아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는 읽는 인간으로, 며느리는 쓰는 인간으로 오전을 보냈다. 아침밥도 시간차를 두고  서로 먹고 싶은 시간에 나는 소고기 찌개, 며느리는 돼지목살김치구이로 먹었다.


의기투합해 동네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족톡에다 자기 남자 성격유형 검사하라고 종용 중.


서로 잘 지내려면 어느 한쪽이 조금은 접어두고 시작해야 한다. 나는 내가 접어둔다고 생각하는데 며느리도 동의하는지는 모르겠다. 오른쪽이 며느리니  그렇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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