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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Sep 19. 2020

다시, 청춘예찬을!

2020.9.19.토


다시 원위치로 돌아왔다. 밤새 비가 내리더니 말갛게 씻긴 하늘의 구름이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느끼며 이문세, 변진섭, 슈베르트를 들으며 세 시간여 운전을 즐겁게 했다. 젊은 시절, 운전하며 음악듣는 것을 좋아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온전히 혼자서 음악과 함께 하는 것이 좋았다. 나이 먹으니 겁도 많아져서 장거리 운전은 잘 안하게 되었다. 민폐 끼칠 일이 생길까봐 걱정도 된다.


일주일만에 집에 오니 대문 앞에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자동차를 타고 오다보니 나무들도 청춘의 무거움을 벗어버리고 좀 더 가벼운 옷으로 갈아입고 있었다.

요즘 청춘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교과서에서 배웠던 민태원의 <청춘예찬>은 박제된 옛날 유물처럼 느껴진다. 그의 힘찬 문체는 더이상 청춘에게 피를 끓게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럼에도 다시금 목놓아 청춘예찬을 하고 싶다.

배추도 제법 자랐다. 시간의 결실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사도 이렇게 자연스럽게 흘러갔으면 좋겠다. 너무 각박하고 가파르다.  메마르고 거칠다. 먹고 사는 일이 힘들어서 그렇겠지만 좀 더 다르게 살 수는 없을까. 그런 고민을 안고 있다.


어제는 저녁밥을 먹고 내일이면 또 헤어질 나를 배려해서 한옥까페에 가서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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