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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Oct 12. 2020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0.10.12.월

무장을 강요하는 이 무장한 시대에

무장에 무심한 변방에 사는 이가

일상을 한 장씩 넘기며 힘을 빼고 쓰는 시


가벼운 일별로만 쓰윽 읽어내도

밖을 겨눈 칼 끝 거두는 비무장을 위해서

칼보다 강하다는 펜, 그 펜을 다듬는다

        <시인의 변명>, 김제숙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두 달여 만에 내일 수업을 재개하는데 들고 갈 과제물이 없다. 두문불출 하며 컴퓨터 앞에 앉았다가 앉은뱅이 상 앞에 앉았다가 하며 머리쥐어 뜯고 있는 중이다.

즐기면서 해야 잘 한다는 건 흰소리라고 서장훈이나 허재 같은 농구 대스타들이 말했다. 동감이다. 제대로 하려면 즐기면서 하기는 어렵다. 더구나 나같은 아날로그 인간은 꿈같은 소리다.

목표가 다섯 편인데 예전의 실력을 소환해야-벼락치기-하나, 쿨하게 깨끗한 손으로 갈까 고민 중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이런 나를 보신다면 "이놈아, 고민하는 시간에 빨리 써라" 하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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