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의 사진 전시회에 왔다. 지인이라 하지만 나보다 스무 살 정도는 적을 듯하다. 나는 코드가 맞으면 몇 년씩 만나지 않아도 그 몇년의 공백을 뛰어넘어 관계를 이어간다. 이 친구도 그렇다. 몇 년만에 연락이 와서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다며 도움을 달라고 했다. 나는 그저 중도에 하산한 야인에 불과해서 현역에 있는 한 감각하는 이를 소개시켜 주었다.
Who am I ? '아름다운 죽음을 위해서는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사진전이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라고 한다.
가을은 결실의 계절이다. 코로나로 하수상한 시간들을 건너왔지만 그래도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한 사람들은 추수할 것이 있었다. 부지런히 열매를 거두고 있다. 그런 결실은 내일로 가는 힘이다. 그래서 열매가 아름다운 것이 아닐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