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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Nov 24. 2020

문학, 그래도 너를 믿는다

2020.11.24.화

폭풍으로 집안일을 하는 중이다. 주방 세간들을 정리했다. 매사 며느리에게 물어보고 하는데 오늘은 그냥 저질렀다. 이사온지  스무 날이 지났는데 아마 이사업체에서 정리해 준 그대로 둔 것 같다. 살림하는 아이가 아니니 뭐라 얘기할 수도 없다. 주방 세간도 다 자리가 있다. 자주 쓰는 그릇, 가끔 쓰는 그릇, 큰 것, 작은 것, 분쇄기 같은 도구들, 양념통, 캔식품 등 실외에 저장 가능한 것, 냉장고에 들어가야 하는 것, 기타 주방 타올이나 비닐 팩등 소모품들도 쓰임에 따라 적당한 곳에 넣어 두어야 한다.

아들이 점심밥을 먹으러 오려나 싶어서 밥을 새로 했더니 회사에서 먹는단다. 몸을 빼기 어려운 모양이다. 어제는 새벽 6시에 나가더니 밤 11시가 넘어서 집에 왔다. 연말이 다되어 바쁘다곤 하지만, 참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겨우 주방쪽을 정리하고 점심을 먹고나니 어느새 손주 하원 시간이 다 되어간다. 조용한  시간에 시조를 좀 들여다보려고 자료를 갖고 왔는데 이제 겨우 첫 장을 넘긴다.

어제는 아들을 기다리며 시집 한 권을 읽었다. 모두들 사는 것이 힘들다고 하는데 이런 시대에 문학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내 시조는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을까?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문학의 힘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사람들의 지친 영혼이 기댈 수 있는 그런 문학을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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