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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Dec 20. 2020

흐르는강물처럼

2020.12.20.일

EBS 일요시네마 <흐르는 강물처럼>을 보았다. 1993년 개봉작이니 삼십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가끔 TV에서 방송할 때마다 거의 봤으니 열 번은 봤을 터이다.

오늘은 좀 더 깊은 감동에 젖었다. 아마 팬데믹 상황이라 그러했을 것이다.

오염되지 않는 자연 속에서의 삶은 불편한 것이 아니고 축복인 듯하다.


요즈음 오래된 영화를 보면 자주 그런 감상에 젖곤 한다. 핸드폰 대신 공중전화, 자가용 대신 버스나 기차, 이메일 대신 편지 ..그런 아날로그 시대가 행복한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과학의 발달에 따른 기술의 혁신은 생활에 편리함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것이 오히려 앞으로의 인간의 삶에 더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게 뻔하다.



영화에 나오는 목사는 대부분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진다. 현실도 다를 게 없다. 얼마전 본 영화 <행복한 남자>에서도 목사인 아버지 때문에 한 남자의 인생이 좌절하고 만다.

그런데 이 영화는 목사인 아버지와 두 아들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 최소한 부모의 직업이나 가치관이 자녀들에게 짐이 되거나 왜곡이나 편견을 심어줘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다.



브레드 피트는 지금도 멋있게 나이 먹고 있지만 영화에서의 앳된 모습을 보게 된 것은 덤이었다.

엔딩장면은 볼 때마다 가슴 서늘하다. 동생은 물론 아버지, 어머니, 아내 제시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먼저  떠나보낸 노먼이 홀로 강에서 낚시하는 모습은 쓸쓸하고 애잔하다.

가족의 이름으로 부대끼며 살 때가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우리는 어쩌면 너무 늦게 깨닫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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