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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제숙 Jan 09. 2021

황혼 육아

2021.1.9.토

다음 주 중에 아들네 갈까 생각 중이다. 지난 주 북새통을 치르는 걸 본 남편이 가서 아기 좀 봐주고 오라고 먼저 운을 뗐다. 한 주 정도는 나도 괜찮겠다 싶다.

손주에게 줄 간단한 게 뭐 있을까 문구코너를 기웃거린다. 손녀는 '콩순이' '타요''브레드'를 즐겨보는데 그 옆에서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요즘 소꿉놀이는 없는 게 없다. 싱크대, 화장대, 침대, 식탁, 하다못해 변기도 있다. 손녀는 이번에 산타할아버지 선물로 아이스크림 가게를 통째로 받았다. 말도 할 줄 모르면서 "우와~우와~" 감탄사를 연발하는 동영상을 아들이 찍어 보내왔었다.

여름엔 동생을 보게 될텐데, 키우기는 어렵겠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혼자는 외롭지 않을까 싶었다.



저출산 국가로 앞에서 첫번째인 나라가 우리 나라란다. 이 아이들이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 심히 염려스럽지만 그래도 사람이 자원이고 힘이 아니겠나 싶다. 출산과 양육을 개인의 일로만 넘겨버리지 말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지원과 제도가 절실하다.

이런 현실에 아이를 더 낳겠다고 작정하다니 고맙기 그지없다. 남편이 아기를 봐 주러 가라는데는 이런 짠한 마음이 깔려있다.


요즘에는 완전 육십년대식 삶을 산다. 김장 김치를 믿고 장도 잘 보지않고 김치, 김치찌개, 김치국, 배추전으로 식탁을 차린다. 가끔 수육이나 계란 프라이 정도를 곁들인다.

계란이 떨어져서 오늘은 하는 수 없이 마트에 갔다. 계란, 두부, 떡국을 샀다. 단순한 식재료다. 거기에다 내가 긴긴 겨울밤 밤참으로 먹을 티라미수, 맛이 어떨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을 하나씩 집어온다.


황혼 육아를 위한 준비작업이다. 나를 튼튼히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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