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길

한 장씩 넘기는 일상

by 김제숙

내가 하루에 한 번씩은 걷는길.

새벽기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이다.

삼월이지만 아직은 겨울에 더 가까운지 어둠이 무겁고 짙다.

두어 시간 앉아있어도 날은 여전히 짙은 군청색 하늘을 이고 있다.

왔던 길을 되짚어 가다보면 아직도 가로등은 몸을 세우고 어둠을 비워내고 있다.

비가 내린 밤이면 불빛이 바닥까지 내려와 슬픔처럼 고인다.

아직 잠이 덜깬 도로를 두드리며 집으로 간다.

따듯한 보리차를 마시며 간밤에 읽다둔 책을 읽을 참이다.

아침이 올 때까지.

내가 하루에 한 번은 걷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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