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나를 위로하는 사진

by 김제숙

봄비치고는 제법 빗줄기가 굵었다.

마악 만개한 벚꽃이 그 자태를 뽐내보지도 못하고 그만 져버릴까 마음이 쓰였다.

그 마음 한켠으로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비에 젖은 벚꽃을 카메라에 담아보고 싶었다.

자동차로 한 시간여를 달려갔다.

만개한 벚꽃들 위로 비가 내리고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그럼에도 별로 마음이 가지 않았다.

빈 손으로 돌아오는 집 앞에서 얕은 웅덩이를 만났다.내가 찾아헤매던, 비에 젖은 벚꽃이 바로 거기에 있었다.

주변의 풍경은 익숙해서 그냥 지나치기 쉽지만 사실 소중한 것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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